인공지능(AI) 모델 성능 경쟁을 주도해온 글로벌 AI 기업들이 이번에는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다.
30일(현지지삭) 오픈AI에 따르면 회사는 자사의 최신 AI 모델 'GPT-5.6'의 기업용 API 요금을 최대 80% 인하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불과 3주 전 공개한 중·저가 모델로, 기업 고객 확보를 위한 가격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중간급 모델인 'GPT-5.6 테라'의 요금은 20% 인하돼 100만 토큰당 2~12달러로 조정됐다. 보급형 모델 'GPT-5.6 루나'는 80% 인하돼 100만 토큰당 0.2~1.2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최상위 모델인 'GPT-5.6 솔'의 가격은 유지됐다. 대신 기존보다 두 배 높은 요금으로 2.5배 빠른 처리 속도를 제공하는 새로운 고속 모드를 추가했다.
이번 인하는 개발자와 기업이 사용하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요금에 적용되며, 챗GPT 개인 구독료는 변동이 없다. 다만 개인용 챗GPT에서도 해당 모델의 사용 한도는 인하된 비용에 비례해 확대된다. 오픈AI는 모델과 추론 시스템, 에이전트 연결 방식 등 AI 인프라 전반의 효율성이 개선되면서 가격 인하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기업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오픈AI가 기업용 AI 시장에서 경쟁사인 앤트로픽을 견제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업계의 경쟁 구도도 성능 중심에서 비용 효율성 중심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AI 기업들은 더 많은 토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토큰맥싱(Token Maxing)' 경쟁을 벌였지만, 기업 고객 사이에서 AI 운영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성능과 가격을 함께 고려하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도 비슷한 전략을 택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25일 최상위 모델인 '클로드 페이블5'에 근접한 성능을 갖춘 '클로드 오퍼스5'를 출시하면서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문샷AI의 '키미 K3'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의 개방형(오픈웨이트) AI 모델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미국 AI 기업들의 가격 인하 경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