펨토셀(소형 기지국) 관리 부실로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일으킨 KT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과징금 539억79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해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에 부과한 과징금 1347억9100만원의 약 40% 수준이다. 개인정보 유출이 실제 금전 피해로 이어졌는데도 과징금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면서 산정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29일 전체 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KT에 과징금과 함께 시정 명령, 개선 권고, 처분 사실 공표·공표명령 등을 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KT의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알뜰폰 이용자를 포함해 1만6647명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368명에게서 약 2억4000만원의 무단 소액 결제 피해가 발생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서 안전 조치 의무 위반이 확인되면 직전 3년 평균 매출액의 3%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위반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을 제외해 과징금을 산정한다. KT의 최근 3년 무선 서비스 연평균 매출인 약 6조6689억원을 단순 적용하면 과징금이 최대 약 2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 과징금은 해당 매출의 약 0.8% 수준으로 결정됐다. 개인정보위는 위반 행위의 피해 규모, 회복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최종 과징금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위는 조사 착수 전에 이뤄진 증거 은닉·폐기를 직접 제재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사업자에게 전체 매출액의 최대 3%를 별도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가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 사고와 관련된 자료를 삭제하거나 폐기해 조사를 어렵게 한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KT는 2024년 3월 악성코드 감염 사실을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일부 서버의 로그를 삭제했으며, LG유플러스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개인정보위가 조사에 착수하기 전 관련 서버의 운영체제(OS)를 재설치하거나 서버를 폐기했다.
다음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나온 주요 질의응답.
—과징금 산정 기준이 된 매출은 무엇인가.
"KT의 5G와 LTE 이동통신 매출을 모두 포함했다. 펨토셀은 기본적으로 LTE에서 사용되는 장비지만, 5G 통신 설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5G 서비스도 LTE망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이다. IPTV와 인터넷 등 이번 사고와 관련 없는 독립적인 매출은 제외했다."
—금전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SK텔레콤보다 과징금을 낮게 산정한 이유는.
"2차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 위원들이 굉장히 심각하게 봤다. 다만 SK텔레콤 사고와 비교하면 유출된 개인정보의 규모와 유형에 차이가 있었다. SK텔레콤은 피해 규모가 2300만명에 달했고 유심 인증키 등 인증 정보가 유출됐다. 반면 KT는 유출 규모가 1만6647명이었고, 유출 정보도 휴대전화 번호와 가입자 식별번호(IMSI), 단말기 식별번호(IMEI) 3종이었다. 피해 보상과 시정 조치에 신속히 협조한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조사 착수 전 증거를 은닉·폐기한 사업자에게 부과할 과징금은 어떻게 산정하나.
"현행법상 조사 과정에서 증거를 은닉하거나 폐기하면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지만, 조사 착수 전에 이뤄진 행위는 제재하기 어렵다. 이에 조사 착수 전 증거 은닉·폐기의 정도와 위법성 등을 고려해 전체 매출액의 3% 이내에서 별도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위반 행위와 관련된 매출액만을 기준으로 하는 현행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과는 산정 방식이 다르다. 구체적인 기준은 입법과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정할 예정이다."
—증거 은닉·폐기 과징금이 신설되면 이번 KT와 LG유플러스 사건에도 적용할 수 있나.
"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규정은 원칙적으로 소급 적용할 수 없다. 증거 은닉·폐기에 대한 벌칙과 별도 과징금, 신고 포상금 제도는 법이 시행된 이후 발생하는 행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이후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면 그에 따라 추가 처분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