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판매 확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6.8%, 전 분기 대비 50.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57.2%, 전 분기보다 61.0%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76%로, 전 분기 72%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역대 최대 실적에도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83조9194억원, 영업이익 64조6941억원이었다.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각각 4조6007억원(5.5%), 4조1515억원(6.4%) 밑돌았다.
당기순이익은 93조9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2.5%, 전 분기 대비 132.8% 증가했다. 순이익률은 118%로 집계됐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1조8950억원으로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다. 누적 영업이익은 98조1529억원, 순이익은 134조2685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강세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에 이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 AI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늘었다.
SK하이닉스 측은 "D램과 낸드 모두 전 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며 "HBM과 AI 서버용 D램,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최고의 수익성을 창출했다"고 했다.
재무 여력도 확대됐다.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 분기 말보다 33조6000억원 늘어난 88조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은 같은 기간 7000억원 감소한 1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은 69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 10여개 고객사와 장기계약… HBM4 하반기 생산 확대
SK하이닉스는 AI가 복잡한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하면서 AI 메모리뿐 아니라 일반 메모리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비스에서 창출한 수익을 기반으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메모리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10여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했다. 업계 주요 고객사들과 추가 계약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다년 계약을 통해 생산과 판매 계획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중장기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는 2분기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하반기부터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측은 "HBM4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동작 속도를 구현하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달성해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했다.
HBM4의 후속 제품인 HBM4E는 올 상반기 고객사 샘플 공급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HBM4E에 기술 성숙도와 양산 안정성을 갖춘 최적의 공정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HBM 시장에서는 품질과 수율, 안정적인 공급 능력, 원가와 성능을 아우르는 종합 경쟁력을 앞세워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모바일용 저전력 D램을 AI 서버 환경에 맞게 적용해 전력·공간 효율을 높인 차세대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2 판매도 2분기 들어 크게 늘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제품 공급도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 321단 낸드 생산 확대… M15X 양산 일정 앞당겨
낸드 부문에서는 선단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낸다. 321단 제품은 이미 전체 낸드 생산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연말까지 국내 낸드 생산 능력의 약 50%를 321단 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능력 확대 투자도 진행한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M15X의 양산 일정을 앞당기는 한편, 2027년 초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의 클린룸을 연 뒤 생산 능력을 신속하게 늘릴 수 있도록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낸드 생산기지 M17,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중장기 투자도 고객 수요와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고객 수요가 공급 역량을 웃도는 상황에서 필요한 물량을 제때 공급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장기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도 설비투자 원칙(CapEx Discipline)은 유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