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을 선도했던 토종 플랫폼 멜론이 유튜브뮤직에 이어 스포티파이에도 이용자 수 순위를 내줬다. 올해 초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출시로 토종 플랫폼의 반등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스포티파이 등 해외 플랫폼의 점유율이 확대되며 국내 플랫폼의 이용자 감소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그래픽=정서희

28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멜론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593만명으로 집계돼 스포티파이(622만명)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1위는 유튜브뮤직(949만명)이 차지했으며, 스포티파이와 멜론에 이어 지니뮤직(237만명), 플로(167만명) 순이었다. 올 초만 해도 멜론의 MAU는 607만명으로 스포티파이(502만명)를 약 100만명 차이로 앞섰지만, 불과 몇 달 만에 순위가 뒤바뀌었다.

다만 다른 시장조사업체 집계에서는 멜론은 여전히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앱 통계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유튜브뮤직 851만명, 멜론 713만명, 지니뮤직 288만명, 스포티파이 238만명, 플로 193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들의 이용자 수는 표본조사 방식으로 산출되는 만큼, 각 업체가 확보한 표본 구성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2021년 국내에 진출한 스포티파이는 초기 3년간 유료 가입 중심 전략을 유지하며 국내 음원 플랫폼 5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2024년 10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프리'를 도입한 이후 이용자가 빠르게 늘며 1년도 채 되지 않아 지니뮤직, 플로 등 국내 플랫폼들을 제쳤다. 여기에 올 초 네이버와 손잡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스포티파이 구독 혜택을 연동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지난달 멜론마저 추월했다.

국내 플랫폼들은 이용자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 1년간 스포티파이의 MAU는 233만명 증가한 반면, 멜론은 44만명, 지니뮤직은 22만명, 플로는 3만명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유튜브 뮤직의 MAU도 95만명 줄었다. 올해 초 유튜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끼워팔기 제재에 대응해 음원 서비스를 제외한 저가형 요금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출시하면서 일부 이용자가 이탈했으며, 이들 상당수가 스포티파이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음원 플랫폼은 가격 경쟁력과 콘텐츠 확장성을 앞세워 이용자를 크게 늘렸다. 유튜브뮤직과 스포티파이는 모두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확보한 뒤 자연스럽게 유료 구독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전략을 펼쳤다. 콘텐츠 경험에서도 글로벌 플랫폼의 우위가 뚜렷하다. 유튜브뮤직은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스포티파이도 뮤직비디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국내 플랫폼은 여전히 음원 청취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이용자 감소가 이어지면서 음원 플랫폼 사업 재편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NHN은 올해 초 벅스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거래가 무산되며 향후 사업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됐다. SK스퀘어도 플로 운영사 드림어스컴퍼니의 경영권 지분 상당수를 매각하며 음원 플랫폼 사업에서 물러섰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음원 서비스는 한정된 이용자를 두고 경쟁하는 제로섬 시장인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해외 플랫폼들은 국내 시장 진입 과정에서 무료 요금제와 제휴 혜택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시청각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이용자층에는 유튜브뮤직과 스포티파이가 구축한 영상·추천 생태계가 강력한 비교우위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 플랫폼들도 단순히 음원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 경험을 강화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