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 트윈시티 남산 빌딩 옥상. 미국 위성 통신 사업자 스카일로(Skylo) 직원이 구글 픽셀 스마트폰을 들고 'SOS' 버튼을 누르자, 어떤 비상 상황인지 고르는 선택지가 화면에 노출됐다. '차량'을 선택하고 '부상자 없음', '고립'을 고르자, 구조 요청 문장이 자동으로 완성됐다. 이어 스마트폰이 위성에 메시지를 보내자, 픽셀폰의 긴급 구조 협력사인 가민 위기 대응 센터에서 수신 확인 신호가 되돌아왔다.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과 위성이 직접 통신하는 D2D(Direct-to-Device·위성 직접 연결) 서비스를 시연한 현장이다.

28일 서울 용산구 트윈시티 남산에서 열린 '스카일로 미디어 테크 세션'에서 타룬 굽타 스카일로 공동창업자 겸 최고사업책임자(CBO)가 발표하고 있다. /고성민 기자

◇ 스마트폰이 곧 위성폰… 표준으로 지상망·위성 잇는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D2D 기능을 기기에 속속 도입하고 있다. 애플은 2022년 아이폰14 시리즈에 위성 통신 사업자 글로벌스타(Globalstar)를 통한 위성 SOS를 도입했고, 구글은 2024년 스카일로를 통해 픽셀9 시리즈에 위성 SOS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버라이즌·스카일로와 제휴해 갤럭시S25에 위성 통신 기능을 적용했다. 국내에는 D2D의 제도적 기반과 상용 서비스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단말과 칩이 위성 통신을 지원하더라도 일반 이용자는 이를 쓸 수 없다. 스카일로 측은 "정식 인가가 아닌 임시 라이선스를 확보해 이날 시연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이 국내에서 서비스 중이지만, 전용 단말기가 필요해 D2D와는 다르다.

스카일로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스탠퍼드 출신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2017년 설립한 기업이다. 41개국에서 상용 위성 연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구글, 퀄컴, 버라이즌, 가민 등이 주요 파트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기기, 웨어러블, 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에 위성 통신을 연결한다.

스카일로는 이동통신에 전 세계 공통 규격(3GPP 표준)이 있어 해외에 나가도 로밍으로 스마트폰이 그대로 작동하는 것처럼, '하늘'을 같은 표준 안으로 끌어들여 지상망과 위성을 끊김 없는 하나의 네트워크로 잇는 것이 자사의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타룬 굽타 스카일로 공동 창업자 겸 최고사업책임자(CBO)는 "대부분의 위성 서비스는 기존 지상망 연결이 끊긴 뒤에 위성으로 연결하는 구조인 반면, 스카일로는 3GPP 표준을 바탕으로 신호가 단절되기 전에 먼저 위성에 연결한다"며 "지상망과 위성망을 하나로 묶어 언제 어디서나 끊김 없는 연결을 제공한다"고 했다.

스카일로의 또 다른 특징은 자체 위성을 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위성을 보유한 기존 위성 사업자와 협력해 그들의 주파수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굽타 CBO는 "수십억달러를 들여 새로운 위성을 발사하지 않고도 당장 내일 인명을 구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위성 제조와 발사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전 세계 이용자에게 위성 연결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28일 서울 용산구 트윈시티 남산에서 열린 '스카일로 미디어 테크 세션'에서 스카일로 관계자가 구글 픽셀 스마트폰으로 위성 통신을 하고 있다. /스카일로 제공

◇ "커버리지 90%인 한국에도 필요"… 韓 진출 추진

국토가 좁고 통신망 커버리지가 넓은 한국은 D2D 수요가 외국만큼 많지 않다. 굽타 CBO는 이에 대해 "한국은 인구 기준 이동통신 침투율이 100%지만, 지리적 커버리지는 90% 수준"이라며 "약 4400개 섬을 가진 한국의 지형 특성에서 위성 연결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재난 상황에서 기지국이 파괴될 수 있으므로 위성 통신은 최적의 보완재가 된다"며 "위성 통신 등 비지상 네트워크(NTN)에 기반한 문자 사용량은 '사흘 이상 연휴'에 4배까지 치솟는데, 이를 보면 위성 통신은 재난상황 뿐 아니라 일상 연결 수단으로도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일로는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굽타 CBO는 한국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증 통과 시점 및 상용화 목표 시점에 대해 "기존 위성 사업자를 활용하면 각국별로 공식화된 인증 절차를 따를 수 있다"며 "규제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적법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답했다. 국내 통신사와의 협력 여부에 대해서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통신사와 적극 논의 중이지만, 현재로선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