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피지컬AI 시대, 자율주행은 어떻게 일상이 되는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호준 기자

"강남 도로를 자체 분석한 결과, 자율주행차가 합법적으로 승객을 태우고 내릴 수 있는 구간은 2.3%에 불과했습니다. 이 문제를 지방자치단체와 어떻게 해결할지가 중요합니다."

김진규 카카오모빌리티 피지컬AI부문 부사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피지컬 AI 시대, 자율주행은 어떻게 일상이 되는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서는 서비스 운영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자율주행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뒤 세종과 판교 등에서 기술 개발과 실증을 진행해 왔다. 지난 3월부터는 서울시 자율주행자동차 여객운송사업자로 선정돼 자체 기술을 적용한 '강남 심야 서울자율차'를 운영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금까지 자율주행 상용화 논의가 주행 기술을 얼마나 고도화하느냐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관련 서비스를 얼마나 안전하고 원활하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과제가 승하차 공간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강남 지역 도로 695.71㎞ 가운데 자율주행차가 합법적으로 승객을 태우거나 내려줄 수 있는 구간은 16.32㎞에 불과하다. 기술이 고도화되더라도 차량을 세울 공간과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으면 실제 서비스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또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로 로보 택시가 운영되는 경우에도 초기에는 운행 대수가 적어 배차에 실패할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일반 택시나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연결해 이용자의 이동을 목적지까지 완결해야 한다는 게 김 부사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충전과 안전 관리, 정비 등 현장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김 부사장은 "자율주행차를 잘 만들었다고 해도 잘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량이 무인화될수록 차내 움직임 감지와 관제, 원격 조치, 현장 인력 출동 등이 잘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자율주행 기술 기업의 수익성을 확보할 방안도 논의됐다. 토론 패널로 참석한 한지형 오토노머스A2Z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서비스 운영, 차량 대량 생산이 함께 이뤄져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오토노머스A2Z는 시장조사 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의 지난해 자율주행 기술 종합 평가에서 6위에 차지해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상위 10개 기업에 이름을 올린 곳이다.

한 대표는 자율주행차의 개발비와 차량 가격은 높지만 생산량이 적어 가격을 낮추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기차 시장 초기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에도 보조금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초기 시장을 만들어 생산량을 늘려야 차량 가격이 낮아져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운전자가 없는 레벨4 자율주행차에 대비해 관련 제도 정비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발생 시 차량 제조사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사, 관제 사업자, 운송 플랫폼 가운데 누구에게 책임을 부과할지를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혁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정책과 과장은 "산업 생태계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부터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전문가와 업계, 지방자치단체, 국회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