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에서 열린 AMD 어드밴싱 AI 행사에서 라비 쿠푸스와미 AMD 컴퓨트 및 엔터프라이즈 AI 솔루션 부문 수석 부사장이 '에픽 베니스'를 설명하고 있다./샌프란시스코=황민규 기자

AMD가 2나노 공정 기반의 6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에픽 '베니스(EPYC Venice)'의 공식 양산을 선언했다. AMD는 2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에서 열린 'AMD 어드밴싱 AI(Advancing AI) 2026' 세션에서 에픽 베니스 세부 라인업을 공개하며, 동일 조건에서 엔비디아 '베라' 대비 연산 처리량이 2.2배, 인텔 6세대 제온 대비 토큰 처리 속도가 1.8배 빠르다는 벤치마크 결과를 함께 내놨다.

◇ 에이전틱 AI 시대, CPU가 핵심 변수로 부상

최근 AI와의 상호작용 방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질문을 던지면 AI가 답을 내놓는 단발성 구조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AI가 스스로 여러 단계를 판단하고 필요한 도구를 실행하며 작업을 이어가는 '에이전틱 AI'가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CPU가 다시 데이터센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AI 에이전트를 조율하고, 이들이 작업을 실행하는 샌드박스 환경을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역할이 CPU 성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라비 쿠푸스와미 AMD 컴퓨트 및 엔터프라이즈 AI 솔루션 부문 수석부사장은 이날 세션에서 "과거 챗봇 시대에는 사용자 입력에 답을 주는 단선적 구조였지만, 현재 에이전틱 AI 시대는 복수의 에이전트와 도구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라며 "AMD가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를 분석한 결과 세부 작업의 상당 부분이 CPU 연산 성능과 직결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식 양산을 발표한 베니스는 차세대 'Zen 6' 및 'Zen 6c'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며 고객사의 활용 목적에 따라 4가지 라인업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가장 먼저 나오는 플래그십 모델 '에픽 9006 SP7'은 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겨냥한 최고 성능 제품으로, Zen 6c 아키텍처 적용 시 최대 256코어(512스레드)까지 지원한다. 특히 서버 CPU 업계 최초로 PCI 익스프레스(PCIe) Gen 6 규격과 1.6TB/s의 초고속 메모리 대역폭을 갖췄다. SP7은 현재 양산에 돌입한 상태이며 올 4분기부터 출하된다.

비용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SP8'은 2027년 상반기, HPC·데이터 전처리에 특화한 '베니스-X'와 저전력 AI 서버용 '베라노'는 2027년 하반기에 출하될 전망이다. AMD는 지난 2017년 1세대 에픽 출시 당시 0.2%에 불과했던 서버 CPU 매출 점유율을 2026년 1분기 기준 46%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 엔비디아·인텔 대비 앞선 성능 지표 제시

2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에서 열린 AMD 어드밴싱 AI 2026에서 공식 양산이 발표된 2나노 공정 기반 서버용 CPU '에픽 베니스'. /황민규 기자

AMD는 이날 최근 엔비디아가 공개한 차세대 CPU '베라(Vera)', 인텔 제온 플랫폼과 직접 비교한 벤치마크 결과를 공개했다. 동일한 구동 조건에서 베니스(256코어/600W)는 엔비디아 베라(88코어/450W) 대비 연산 처리량이 2.2배 앞섰고, 코어 하나당 성능으로 비교해도 20% 우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랙 단위로 보면 베니스 기반 랙은 랙 하나에 최대 4만9152개의 코어를 담을 수 있어, 엔비디아 베라 랙(2만2528코어)보다 코어 집적도가 2.2배 높았다. GPU를 호스트하는 노드 환경에서는 인텔 6세대 제온과 비교해 토큰 처리 속도가 1.8배 빨랐다.

기존 서버를 베니스로 교체했을 때의 효과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됐다. AMD는 5년 전 도입된 인텔 제온 골드 기반 구형 서버 1000대가 처리하던 연산량을 베니스(EPYC 9996) 서버 단 82대로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을 최대 77% 줄이고, 5년간의 총소유비용(TCO)도 40%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쿠푸스와미 수석부사장은 "6세대 에픽 '베니스'는 세분화된 AI 데이터센터의 모든 영역을 완벽히 지원하도록 설계된 최고의 CPU 포트폴리오"라며 "압도적인 처리 속도와 초고속 메모리 대역폭을 통해 차세대 AI 인프라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