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에서 열린 AMD 어드밴싱 AI 2026 행사에서 바트 워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상무가 삼성과 AMD의 협업을 소개하고 있다. /황민규 기자

삼성전자가 AMD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헬리오스(Helios)'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대규모 공급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는 AI 메모리 '공동설계(Co-design)' 협업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6세대 HBM(HBM4) 성능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에서 열린 'AMD 어드밴싱 AI 2026' 행사에서 별도 세션을 열고 AMD와의 협력 성과를 공개했다. 세션에는 바트 워커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상무(VP)와 제임스 안 수석 엔지니어가 발표자로 나섰다.

◇20년 파트너십…"AI 시대 맞아 주 공급사로"

바트 워커 상무는 양사 협력의 출발점을 2007년으로 짚었다. 당시 삼성전자가 AMD 라데온 HD 2000 시리즈에 GDDR4를 공급하면서 파트너십이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이후 2014년 14나노 핀펫(FinFET) 공정 협력, 2019년 서버용 SSD·D램을 아우르는 라데온 지식재산권(IP) 파트너십, 2020년 스마트SSD(SmartSSD) 공동 개발 등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됐다.

2021년에는 업계 최초로 CXL D램을 공동 개발했고, 2023년에는 IP 라이선스를 확장해 엑시노스 2400을 AMD RDNA3 기반으로 개발하는 등 그래픽·모바일·컴퓨팅 전반으로 협업이 확장됐다. 2025년에는 12단 적층 HBM3E가 AMD의 AI 가속기 인스팅트(Instinct) MI350 시리즈에 탑재된 바 있다.

워커 상무는 현장에 공개한 자료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3월 신규 계약을 체결하며 AMD의 '주 공급사(Primary Supplier)' 지위를 확고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협력 확대의 배경으로 올초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방문을 꼽았다. 당시 양사는 차세대 AI 메모리 솔루션을 위한 전략적 협력 협약을 체결했으며, 리사 수 CEO는 이 자리에서 "차세대 AI 인프라를 구현하려면 업계 전반의 깊은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헬리오스에 탑재된 HBM4, 4나노 베이스다이로 성능·효율 확보

23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에서 열린 AMD 어드밴싱 AI 2026 행사에서 제임스 안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수석 엔지니어가 차세대 AMD AI 칩에 탑재될 HBM4E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황민규 기자

제임스 안 삼성전자 수석 엔지니어는 "AMD의 최신 AI 가속기 인스팅트 MI455X와 헬리오스 플랫폼에 삼성전자의 HBM4가 탑재된다"며 "인스팅트 GPU 계열에는 HBM4와 HBM3E가, 서버용 CPU '에픽(EPYC)' 계열에는 D램 모듈 'RDIMM'이, 헬리오스 플랫폼에는 RDIMM과 HBM4가 함께 공급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HBM4는 입출력(I/O) 핀 수를 기존 HBM3·HBM3E의 1000핀(1K)에서 2000핀(2K)으로 두 배 확대했다. 안 수석 엔지니어는 "늘어난 I/O 수에도 불구하고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베이스다이에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4나노미터 공정 기반 핀펫(FinFET) 구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기존 평면(Planar) 구조 대비 대역폭은 200% 이상, 면적은 최대 70% 줄이고 전력 소모는 최대 50% 낮췄다는 설명이다.

현재 양산·공급 중인 HBM4는 12단 적층 기준 36기가바이트(GB) 용량을 지원한다. 차세대 제품인 HBM4E는 32기가비트(Gb) 1c 코어다이를 기반으로 스택당 최대 64GB 용량, 핀당 최대 16기가비피에스(Gbps) 속도, 스택당 최대 4테라바이트(TB)의 대역폭을 지원할 예정이며 최대 16단 적층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HBM4 대비 성능은 20%, 전력 효율은 16%, 스케일 확장성은 14% 개선된다.

삼성전자는 헬리오스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차세대 에픽 CPU용 D램 모듈(RDIMM)도 공급하고 있다. 안 수석 엔지니어는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32Gb DDR5를 개발했다"며 "이 제품은 기존 6.4Gbps RDIMM 대비 최대 8.0Gbps 속도로 1.25배 향상된 성능을 지원한다. 용량은 32Gb TSV(실리콘관통전극) 기반으로 256GB까지 지원하는데, 이는 기존 32Gb 모노다이 대비 2배 확대된 수치다. 전력 소모는 32Gb 2Rx4 6.4Gbps 기준 16Gb 2H 대비 15%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 수석 엔지니어는 "AI를 뒷받침하는 아키텍처가 결국 성능을 좌우하며, 차세대 D램과 낸드가 총소유비용(TCO)과 성능 모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삼성전자와 AMD가 AI·데이터센터 워크로드 구현을 위한 기술 발전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