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개인정보위 제공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틱톡과 애플에 각각 103억600만원과 2억5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두 회사 모두 이용자 개인정보를 적법한 근거 없이 수집·이용하고 국외로 이전했지만, 과징금은 40배 넘게 차이 났다. 개인정보 활용이 매출로 이어졌는지와 위반 당시 적용된 법률, 조사 과정에서의 시정 여부가 과징금 규모를 갈랐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22일 열린 전체 회의에서 개인정보보호법과 구(舊) 정보통신망법을 각각 위반한 틱톡과 애플 계열사 2곳에 과징금 부과와 시정·공표 명령을 의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두 회사의 과징금 규모를 가른 핵심은 위반 행위와 직접 연결된 매출이 있었는지 여부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전체 매출액에서 위반 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을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한다.

틱톡은 광고와 콘텐츠 성과 분석 등을 명목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7만1000여개 기업의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 행태정보 수집 도구를 제공했다. 틱톡 이용자가 이 도구가 설치된 웹·앱에 접속하면 클릭과 검색, 구매, 장바구니 담기, 콘텐츠 열람 등의 활동 기록이 틱톡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이렇게 수집된 국내 활성 이용자 945만명의 활동 기록은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데 쓰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틱톡은 타사 행태정보 수집 동의를 다른 필수 개인정보 처리 동의에 포함해 받았다. 이용자가 정보 수집을 거부한 채 틱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은 셈이다.

개인정보위는 틱톡이 무단 수집한 이용자 정보를 맞춤형 광고에 활용해 수익을 냈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광고와 관련된 광고 매출이 과징금 산정 기준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와 무관한 스트리밍과 선물하기 등 매출은 제외됐다.

과징금 감경 폭도 제한됐다. 개인정보위는 틱톡이 행태정보를 단순히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점을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로 판단했다. 이 경우 과징금 감경을 배제하거나 감경 폭을 축소할 수 있는데, 이 같은 판단이 최종 과징금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애플의 과징금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문제가 된 음성 비서 '시리'가 무료 서비스라는 점이다. 애플은 2019년 8월까지 이용자가 시리를 사용할 때 생성된 음성 녹음과 이를 문자로 바꾼 전사문을 별도 동의 없이 수집해 음성 인식과 검색 결과 개선 등에 사용했다. 2019년 10월부터는 음성 녹음 이용에 별도 동의를 받았지만, 전사문은 적법한 근거 없이 계속 서비스 개선에 활용했다.

개인정보위는 시리에 별도 이용료나 직접적인 관련 매출이 없는 만큼 매출액이 아닌 정액 과징금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위반 시점이 오래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애플의 음성 녹음 수집 등은 2019년까지 발생해 당시 시행되던 구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됐다. 구 정보통신망법상 정액 과징금 상한은 4억원으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상한인 20억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애플이 개인정보위 조사 과정에서 위법 상태를 시정한 점 역시 감경 사유가 됐다. 애플은 전사문 수집·이용 여부를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전사문에 포함된 개인정보를 걸러내는 조치를 도입했다. 개인정보위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최종 과징금을 산정했다.

개인정보위는 "앞으로도 해외 사업자의 개인 정보 처리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국내외 기업 간 차별 없이 엄정하게 대응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개인 정보가 국경을 넘어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안전하고 투명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