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안경형 인공지능(AI) 기기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와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워치 울트라2·갤럭시워치9'을 공개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제공해 온 AI 경험을 사용자의 시야와 손목으로 확장하며, 안경과 시계 등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기기를 새로운 AI 접점으로 활용하는 '웨어러블 AI' 전략을 본격화했다.
삼성전자는 2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의 주요 기능과 신규 디자인 2종, 갤럭시워치 울트라2와 갤럭시워치9을 선보였다.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사용자가 보고 듣는 상황을 AI가 인식해 번역과 길 안내, 정보 기록 등을 지원하는 안경형 기기다. 갤럭시워치 신제품은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운동 추적 성능을 개선하고 수면·심혈관·체력과 관련한 개인화 건강 기능을 확대했다. 국내 출고가는 전작보다 7.7~19.1% 올랐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디바이스경험·완제품)부문장은 "새로운 갤럭시워치 시리즈는 선제적인 건강 관리를 돕는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고 했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일상 속 맥락을 자연스럽게 인식해 더욱 개인화된 AI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접점"이라고 말했다.
◇ 배터리·건강 기능 강화한 워치… 울트라2 최대 5000니트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워치 울트라2는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배터리와 내구성, 운동 추적 기능을 강화했다. 일상형 모델인 갤럭시 워치9은 수면과 심혈관, 체력 관련 지표를 분석해 개인별 건강 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갤럭시워치 울트라2의 배터리 용량은 800밀리암페어시(mAh)로 전작보다 35% 늘었다.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 플랫폼을 탑재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은 전작보다 각각 32%, 19% 향상됐다. 내부 구조를 새로 설계해 두께는 전작보다 12% 줄어든 10.7㎜로 낮췄다. 디스플레이는 최대 5000니트의 밝기를 지원해 강렬한 햇빛 아래에서도 선명한 가시성을 제공한다. 본체는 티타늄 프레임을 유지하면서 방진·방수 등급은 IP69K로 높였다. 10ATM 방수와 국제 다이빙 장비 안전 규격인 EN13319 인증도 획득했다.
새로 추가된 '트레일 러닝' 기능은 고도와 등반 진행 상황, 지면 상태 등을 추적해 사용자의 속도 조절과 부상 예방을 돕는다. 신규로 들어간 실시간 수분 섭취 가이드 기능은 체중 대비 땀 손실량을 분석해 물을 마셔야 할 시점을 알려준다. 다이빙을 시작하면 수심과 시간, 수온, 최대 수심 등의 정보도 손목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이빙 장비 업체 마레스와 공동 개발한 전용 앱에서는 상승·하강 속도와 안전 감압 시간을 안내한다. 해당 앱은 올해 하반기 출시되며, 향후 2년간 갤럭시워치 울트라2에 독점 제공된다.
갤럭시워치9은 원형 화면을 사각형 몸체가 감싸는 기존 '쿠션 디자인'을 유지했다. 알루미늄 몸체와 실리콘 밴드를 적용해 무게를 줄이고 손목 밀착도를 높였다. 40㎜ 모델 기준 배터리 용량은 390mAh로 전작 대비 20% 늘었다. 최대 3000니트 밝기의 디스플레이와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 플랫폼을 탑재했다. 새로 탑재된 '생체 징후' 기능은 수면 중 심박수와 심박변이도, 호흡률, 피부 온도, 혈중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한다. 측정값이 개인별 기준에서 유의미하게 달라지면 사용자에게 변화를 알린다.
'심장 건강 점수'는 수면과 활동량, 체성분, 혈관 스트레스를 종합해 점수와 생활 습관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일일 유산소 부하'는 심장에 가해진 부담을 분석해 운동을 이어갈지 휴식할지를 안내한다. '신체 체력 지수'는 체성분과 심폐지구력 등을 바탕으로 운동 수행 능력을 분석한다. 유해한 수준의 주변 소음을 감지해 경고하는 청력 기능도 추가됐다.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수면 무호흡 감지 기능은 AI를 활용해 수면 중 호흡 장애 수준을 더욱 구체적으로 분석하도록 고도화됐다.
◇ 갤럭시워치 가격 최대 19.1% 인상
갤럭시워치 신제품의 국내 출고가는 전작보다 7.7~19.1% 올랐다. 갤럭시워치9 40㎜ 블루투스 모델은 49만9000원으로 전작 대비 8만원 올랐다. 인상률은 19.1%로 신제품 가운데 가장 높다. 갤럭시워치9 40㎜ LTE 모델은 52만9100원으로 전작보다 17.6% 인상됐고, 44㎜ 블루투스 모델은 53만9000원으로 전작 대비 17.4% 올랐다. 44㎜ LTE 모델은 56만9800원으로 전작과 비교해 16.4% 인상됐다.
갤럭시워치 울트라2 LTE 모델은 96만9100원으로 책정됐다. 전작인 갤럭시워치 울트라(89만9800원)보다 7.7% 오른 가격이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로 메모리 등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비 상승 압박이 신제품 가격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7월 28일부터 국내에서 갤럭시 워치 울트라2와 갤럭시 워치9의 사전 판매를 시작하고, 8월 7일 공식 출시한다. 워치 울트라2는 47㎜ 단일 크기로 출시되며 색상은 티타늄 실버와 티타늄 그레이 2종이다. 워치9은 40㎜와 44㎜ 두 가지 크기로 나온다.
◇ 보고 듣는 AI 안경… 번역·길 안내·기록까지 '핸즈프리'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일반 안경과 유사한 형태에 카메라와 센서, 마이크, 스피커를 탑재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 플랫폼에서 구동되며, 사용자는 음성과 제스처, 시각 정보를 활용해 메시지 확인과 번역, 길 안내, 정보 기록 등의 기능을 핸즈프리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외국어로 대화하는 상대방이나 해외 식당의 메뉴판을 바라보면 아이웨어가 음성과 시각 정보를 인식하고, 구글 제미나이를 통해 실시간 번역 결과를 음성으로 전달한다. 카메라로 화이트보드나 문서, 회의 장면을 촬영하면 주요 내용을 갤럭시 스마트폰의 삼성 노트 앱에 자동으로 정리한다. 주변 환경을 인식해 이동 경로를 안내하거나 현재 상황과 이전 정보를 연결해 연속적인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프레임 내부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AR1 Gen1과 카메라, 센서,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분산 배치했다. 얼굴에 장시간 착용하는 제품인 만큼 무게와 두께, 균형감, 내구성을 중점적으로 개선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하면 최대 9시간 사용할 수 있다. 전용 충전 케이스를 이용하면 최대 7회 추가 충전할 수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가 디자인한 제품 2종도 추가로 공개했다. 전자기기처럼 보이기보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젠틀몬스터 협업 제품은 블랙 계열의 얇은 프레임에 직선형 상단과 둥글게 처리한 하단을 결합했다. 워비파커 협업 제품은 브라운 프레임과 완만하게 올라간 브로우라인을 적용했다. 이마와 귀 등 주요 접촉 부위와 다양한 얼굴형·두상을 고려해 착용감도 개선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지난 5월 '구글 I/O 2026'에서 공개한 디자인 2종까지 포함하면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총 4종이다. 제품은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