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뉴스1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P는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 'AA-'와 단기 발행자 신용등급 'A-1+', 선순위 무담보 채권 등급 'AA-'는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높였다.

S&P는 "긍정적 등급 전망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성장 속에서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향후 최소 2년간 견조한 영업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견해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S&P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로서 이번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와 제한적인 공급이 맞물리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DDR5 제품 가격은 전년보다 3~4배 오른 것으로 파악했다.

S&P는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이 올해 약 683조원, 내년 약 821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스마트폰 사업의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상쇄할 것으로 봤다.

S&P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최소 2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2028년 자본지출은 2024년보다 4배 늘어난 1조달러 수준에 달하지만, 신규 반도체 생산 시설을 통한 실질적인 공급 증가는 2028년 이후에야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공급계약(LTA)과 맞춤형 메모리 제품 확대는 메모리 산업의 실적 변동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고객사들이 3~5년 단위의 장기 계약을 요구하고 있으며, 맞춤형 제품 비중이 늘어 수주 가시성도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HBM과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삼성전자가 6세대 HBM(HBM4)에 1c D램과 4나노미터(㎚) 베이스다이를 적용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5세대 HBM(HBM3E)에서 겪었던 수율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판단했다. 파운드리 사업은 선단 공정 수율이 안정화되는 가운데 대만 TSMC의 생산 능력 제약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가 대체 공급사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의 연간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 52조원에서 올해와 내년 81조~84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S&P는 투자 확대에도 삼성전자가 견조한 순현금 기조와 신중한 재무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S&P는 장기공급계약과 맞춤형 제품 확대로 업황 변동성이 완화되고 HBM 시장 지위와 순현금 규모가 유지되면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을 상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가 줄어 메모리 업황이 급격히 악화하거나 기술 경쟁력 저하로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하면 등급 전망을 다시 '안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