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로고

잉크 형태의 반도체 소재를 기판에 바르는 방식으로 제작한 차세대 고주파 스위치가 개발됐다. 대기 전력을 소비하지 않으면서 밀리미터파 대역의 신호 손실을 줄여 6G와 위성통신 장비의 소형화·저전력화에 활용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명수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팀이 용액 공정으로 만든 이황화몰리브덴 박막을 활용해 최대 67㎓에서 작동하는 고주파(RF) 스위치를 구현했다고 22일 밝혔다.

고주파 스위치는 스마트폰과 무선 기지국, 위성통신, 레이더 등에서 전파 신호가 이동하는 경로를 연결하거나 차단하는 반도체 부품이다. 연구팀이 만든 소자는 67㎓에서 신호 통과 과정의 삽입 손실을 0.1dB 미만으로 낮추고, 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절연도는 35dB 이상으로 높였다. 입력 신호의 약 98%를 전달하면서 차단 상태에서 새는 신호는 0.03% 이하로 억제한 수준이다.

금속 전극 사이에 이황화몰리브덴 박막을 넣은 구조로, 전압을 걸면 구리 이온이 이동하며 전류 통로를 만든다. 전원을 제거해도 이 통로가 남아 있어 스위치 상태를 유지하는 데 별도의 전력이 들지 않는다.

스위치 전환에는 약 76나노초가 걸렸으며 한 차례 상태를 바꾸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1.57나노줄로 측정됐다. 연구팀은 소자를 10㎓대 시간지연 위상변위기와 30㎓용 위상변위기 회로에도 적용해 실제 고주파 회로 부품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제조 편의성과 내구성도 개선됐다. 박막을 별도로 성장시킨 뒤 기판에 옮기는 전사 과정 없이 넓은 면적에 직접 도포할 수 있으며, 2000회 반복 작동 뒤에도 성능이 유지됐다. 기계적으로 떼어낸 박막을 사용한 기존 소자의 작동 수명이 약 100회였던 것과 비교하면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

김 교수는 "전원을 차단한 뒤에도 상태가 유지돼 대기 전력이 필요하지 않는다"며 "6G와 위성통신, 레이더 등의 전파 제어 장치를 작고 에너지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