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 사용을 사실상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AI의 기술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안보 우려를 이유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18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의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 중국 스타트업 '문샷'의 인공지능(AI) 모델 '키미 K3' 홍보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중국산 AI 모델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Moonshot AI)은 저가·고성능 오픈소스 모델인 '키미(Kimi) K3'를 출시하는 등 미국과의 기술·가격 경쟁력을 빠르게 좁히고 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AI 모델을 사용하는 기업에 정부 조달 규정을 적용하거나 거래제한 명단에 올리는 방식으로 압박하는 '점진적이지만 지속적인'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 AI 모델이 잠재적인 보안 취약성을 안고 있으며, 이를 사용할 경우 기업의 지배구조와 정보보안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기업들의 사용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거래제한 명단에 포함될 경우 미국 기업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만 중국산 AI 모델을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접근이 차단되는 효과가 있다.

미국 정부는 당초 중국 AI 모델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안 사고의 책임을 기업에 묻는 행정명령이나, 국내 공급망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 AI를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에는 과도한 규제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반대에 부딪혀 추진되지 못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중 강경 기조가 강화되고 중국의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국산 AI 접근 제한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미국 내 오픈소스 AI 생태계를 육성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동안 중국산 오픈소스 AI 규제를 요구해온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AI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전날 "과점 체제를 구축한 두 폐쇄형 AI 연구소들이 정부가 자신들의 개방형 경쟁자들을 제거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개방형 경쟁의 가치를 인정하는 실리콘밸리의 절대다수 기업이 이에 맞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색스 위원장은 특정 기업이나 산업이 입법·규제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제를 만드는 이른바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