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중국 인공지능(AI) 모델 '키미 K3'를 보면, 적은 비용으로 미토스급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며 한국도 세계 최고 AI 경쟁력을 갖추려면 프런티어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프런티어급 AI 모델은 핵무기처럼 앞으로 국가가 컨트롤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작년 7월 17일 과기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과기부가 부총리급 부처로 승격되며, 작년 9월부터 부총리를 겸임하고 있다.
키미 K3는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지난 17일 내놓은 모델이다. AI 성능 분석 업체 '아티피셜 어낼리시스'에 따르면 키미 K3의 지능 지표는 57점으로, 앤트로픽 클로드 페이블5(60점), 오픈AI GPT-5.6 솔 맥스(59점)에 근접한다. 구글 제미나이3.5 플래시(50점)보다 앞선다.
◇ "독자 AI 없인 외국에 종속"
배 부총리는 "중국 AI 스타트업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굉장히 부러운 일"이라면서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많이 하지만, 기업 스스로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부총리는 "점점 폐쇄적인 AI 정책을 펼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계속 오픈소스 모델을 공개하는데, 중국도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르면 폐쇄형으로 바꿀 것"이라며 한국이 자체 AI 역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외국에 종속된다고 우려했다. 배 부총리는 "외국 AI 서비스가 지금보다 가격이 20배, 100배로 오른다면 계속 사용할 수 있겠느냐"며 "이런 상황은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배 부총리는 이에 따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와 국산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대국민 서비스 '모두의 AI'를 차질 없이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해외 순방을 다니면 유럽연합(EU), 중동, 아세안 등 많은 국가가 미국·중국에 종속되지 않는 AI를 자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한국과 협력을 희망한다"며 "다만 우리가 가진 AI 역량이 이런 국가들을 지원할 수준인지 (내부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어, 우리로선 경쟁력을 갖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토스급 모델을 만들기 위해선 1만장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한데, 독파모 기업이 지원받는 GPU는 500~700장 수준이라 독파모 모델만으로는 프런티어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고 했다.
배 부총리는 중국이 지난 16일 상하이에서 러시아, 브라질 등과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를 창설한 데 대해 "미·중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입장을 취해야 할지는 정책적으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배 부총리는 "우리 국민은 주로 미국 AI 서비스를 사용하고, 산업계는 중국의 데이터 모델을 많이 쓰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미·중 사이에서) 최적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자체적인 AI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통신·전력망도 AI 경쟁력"
배 부총리는 "AI 인프라는 단순히 그래픽처리장치(GPU)나 신경망처리장치(NPU)만 있어서 되지 않는다"며 통신과 전력 인프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에이전틱 AI 시대에선 AI가 더 많은 토큰을 생산·소비할 거라, 기반에 통신 인프라가 잘 깔려 있어야 한다"며 "6G(6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선도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게 통신 3사와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토큰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국가를 넘어 해외로 토큰을 수출하는 국가가 되려면 통신과 해저 케이블 인프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AI 데이터센터를 2029년까지 8.4GW(기가와트), 2035년까지 15GW를 짓기 위해선 전력을 갖추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당장은 정부(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와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이미 발표했고, 개인적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까지 다 열어놓고 전용 요금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부총리는 "지난 1년은 AI 시대 기술 기반 사회를 만들어가는 기반을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이 기반 위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 증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