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메타로부터 최대 100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연산 자원을 빌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거래가 성사되면 메타는 자체 AI 서비스를 위해 구축한 인프라를 외부 기업에 제공하며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진출하게 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지난달 메타의 연산 자원을 2년간 임차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메타는 이를 검토하고 있다. 계약 규모는 최대 100억달러로 거론된다. 앤트로픽이 임대료를 매달 나눠 지급하고 양측이 조기에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됐다.

협상은 초기 단계로 최종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메타가 지금까지 외부에 연산 자원을 판매하는 사업을 운영하지 않았다는 점도 협상의 변수다. 메타는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고, 앤트로픽은 논평을 거부했다.

메타는 이번 거래를 통해 광고에 편중된 매출원을 다각화하고, 코어위브·네비우스 등 AI 연산 자원을 빌려주는 '네오클라우드' 업체와 경쟁할 수 있다. AI 모델의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용량이 부족해지면서 연산 자원 자체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진출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부 기업들이 메타의 AI 모델이나 남는 연산 자원을 구매하기 위해 거의 매주 접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타는 외부 임대 수익이 자체 사업에 연산 자원을 투입했을 때보다 크다면 이를 판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메타는 지난해 자본적지출(CAPEX)에 약 722억달러(약 108조3000억원)를 투입했다. 올해 자본적지출 전망치는 1250억~1450억달러(약 187조5000억~217조5000억원)로 제시했다. 반도체 부품 가격 상승과 향후 필요한 데이터센터 용량 확보를 반영해 기존 전망치인 1150억~1350억달러(약 172조5000억~202조5000억원)에서 상향했다.

메타는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인력도 보강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약 20년간 근무한 고위 임원 데이브 브라운을 영입해 데이터센터 구축 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브라운은 메타의 인프라 책임자인 산토시 자나르단에게 보고하게 된다.

앤트로픽은 AI 서비스 '클로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연산 자원을 잇달아 확보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AI 데이터센터 '콜로서스1(Colossus 1)'을 이용하는 계약을 맺었다. 콜로서스1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22만개 이상을 갖췄으며, 앤트로픽은 이를 통해 300메가와트(㎿) 규모의 연산 용량을 확보했다.

스페이스X 상장 서류에는 앤트로픽이 2029년 5월까지 매월 12억5000만달러(약 1조8750억원)를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됐다. 계약이 예정대로 유지될 경우 총액은 약 450억달러(약 67조5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이후 확정된 임대 기간은 6개월이며, 이후에는 양측이 90일 전에 통보해 계약을 끝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이달 AI 인프라 업체 테라울프와도 20년간 190억달러(약 28조500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켄터키주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는 약 401㎿의 정보기술(IT) 부하를 지원하며, 2027년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해 2028년 초 전체 용량을 확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