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AI가 2조8000억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춘 차세대 AI 모델 '키미(Kimi) K3'를 공개했다. 독립 평가에서 미국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기록하면서 중국 AI 기업의 기술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문샷AI는 최근 AI 모델 키미 K3를 공개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17일 개막한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2026)를 하루 앞둔 시점에 공개된 키미 K3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함께 입력받는 네이티브 멀티모달 기능을 갖췄다. 한 번에 최대 100만개 토큰을 처리할 수 있는 컨텍스트 윈도우 기능이 특징이다. 장시간 이어지는 코딩과 지식 작업, 복합 추론에 맞춰 설계됐다. 문샷AI는 키미 K3를 세계 최초의 3조개급 개방형 가중치 AI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매개변수는 AI가 학습 과정에서 익히는 내부 변수로, 모델의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복잡한 정보를 학습할 여지가 커지지만 실제 성능과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개방형 가중치 모델은 학습을 마친 AI의 핵심 가중치를 개발자가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운영하거나 용도에 맞게 수정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다만 문샷AI는 현재 키미 K3를 자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모델 가중치 전체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는 추후 가중치를 공개할 계획이다.
AI 성능 분석업체 아티피셜 어낼리시스가 평가한 키미 K3의 지능지수는 57점으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5와 오픈AI의 GPT-5.6 솔에는 뒤졌지만, 클로드 오퍼스4.8과 GPT-5.5에 맞먹는 수준이다.
코딩과 여러 단계를 스스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작업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레나AI의 웹 인터페이스 개발 평가에서는 1위에 올랐고, 발스AI의 종합 평가에서는 페이블5에 이어 2위를 차지해 GPT-5.6 솔을 앞섰다. 다만 벤치마크 점수와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의 응답 품질·안정성에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문샷AI는 키미 K3가 대규모 소프트웨어 저장소를 분석하고 터미널 도구를 작동시키는 등 사람의 개입을 줄인 장기 작업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입력을 토대로 웹페이지와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수정하는 작업도 지원한다.
가격은 기존 중국 개방형 모델보다 높은 수준이다. 키미 K3의 API 이용료는 토큰 100만개당 입력 3달러, 출력 15달러다. 아티피셜 어낼리시스는 작업 1건당 평균 비용을 0.94달러로 추산했다. GPT-5.6 솔과 비슷하고 클로드 오퍼스4.8보다는 저렴하지만, 딥시크 V4 프로와 GLM-5.2 등 다른 중국 개방형 모델보다는 비싸다. 중국 AI 기업들이 주로 내세웠던 초저가 전략에서 벗어나 기업용 코딩·지식 작업을 겨냥한 고성능 모델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델 규모가 큰 만큼 이용자가 직접 운영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조8000억개 매개변수 모델을 자체 서버에서 구동하려면 수십만달러 상당의 연산 장비가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중치가 공개되더라도 상당수 이용자는 문샷AI나 클라우드 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개방형 AI 생태계가 미국 최상위 폐쇄형 모델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딥시크에 키미 K3까지 높은 성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