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펠트호번에 있는 ASML 사옥./로이터연합뉴스

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 ASML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확대에 힘입어 올해 2분기(2026년 4~6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올해 연간 매출 전망도 기존 360억~400억유로(약 61조2968억원~68조1075억원)에서 430억~450억유로(약 73조2156억원~76조621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ASML은 올해 2분기 매출이 93억2650만유로(약 15조88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3%, 직전 분기 대비 6.4% 증가했다고 15일(현지시각) 밝혔다. 시장 전망치 88억유로(약 14조9837억원)를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4억5610만유로(약 5조884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9.7% 늘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9.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7.1%로 전년 동기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순이익은 29억1760만유로(약 4조967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했다.

ASML은 올해 연간 매출 전망을 기존 360억~400억유로(약 61조2968억~68조1075억원)에서 430억~450억유로(약 73조2156억~76조6210억원)로 높였다. 연간 매출총이익률 예상치도 기존 51~53%에서 54~56%로 조정했다.

ASML은 올해 3분기(2026년 7~9월) 매출 전망치로는 110억~120억유로(약 18조7296억~20조4323억원)를 제시했다. 매출총이익률은 55~57%로 예상했다. 연구개발비는 약 12억유로(약 2조432억원), 판매관리비는 약 4억유로(약 6811억원)로 전망했다.

올 2분기 사업별로는 노광장비 판매 매출이 65억6480만유로(약 11조1778억원)로 전 분기 대비 4.5% 증가했다. 기존에 설치된 장비의 유지보수·성능 개선 매출은 27억6170만유로(약 4조7023억원)로 11% 늘었다. 회사는 유지보수·업그레이드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3억유로가량 많았던 점을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올 2분기 장비 매출 가운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비중은 57%로 가장 컸다. 불화아르곤 액침(ArFi) 장비가 29%, 불화크립톤(KrF) 장비가 6%를 차지했다. 반도체 용도별로는 첨단 로직 반도체가 51%, 메모리가 49%였다. 출하 지역별 비중은 한국이 43%로 가장 높았고 대만 30%, 중국 14%, 미국 9%, 일본 4% 순이었다.

ASML은 올 2분기에 신규 노광장비 86대와 중고 장비 5대 등 총 91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제품별로는 EUV 장비 16대, ArFi 장비 23대, 건식 불화아르곤(ArF Dry) 장비 8대, KrF 장비 35대, 아이라인(I-line) 장비 9대가 출하됐다. 직전 분기 전체 판매량은 79대였다.

ASML은 AI 관련 투자가 첨단 로직·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고객사들이 생산능력 확충 계획을 앞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첨단 파운드리 로직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약 25%, 메모리 부문은 7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UV 사업 매출은 45%, 심자외선(DUV)·계측·검사 장비 매출은 25%, 유지보수·업그레이드 사업은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속적인 AI 투자와 기술 발전이 첨단 로직·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며 "고객사들이 생산 능력 확대 계획을 가속하면서 장기 수요에 대한 가시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ASML은 올해 약 65대인 저수치개구(저NA·NA는 개구수로 렌즈가 빛을 얼마나 많이 모을 수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 EUV 장비 생산 능력을 2027년 30% 늘릴 계획이다. 2028년에도 추가로 30%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올해 약 130대인 DUV 액침 장비 생산 능력도 2027년 30% 늘리고, 이듬해 추가 증설을 추진한다.

ASML은 또 인텔이 고수치개구(High NA) EUV 장비를 활용해 인텔 18A 공정 기반 노트북용 프로세서 '코어 울트라 시리즈 3' 일부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NA EUV가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실제 대량생산 공정에 적용된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