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생성형 AI는 검색 도구가 아닌 과제를 수행하는 '작업 운영체제(OS)'처럼 활용했으며, 게임에 쓰던 시간은 인공지능(AI) 채팅과 개인 방송으로 이동했다. 독서 역시 단순히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기록과 공유를 통해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문화로 확산하고 있다.
KT 밀리의서재, 마인드로직, 아이지에이웍스는 15일 서울 서대문구 피알브릿지에서 '데이터로 읽는 2026 상반기 트렌드: 잘파세대가 바꾸는 새로운 일상' 미디어 세미나를 열고 각 사가 보유한 이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잘파세대의 콘텐츠 소비와 AI 활용, 모바일 이용 행태를 공개했다.
김진욱 마인드로직 대표는 생성형 AI 통합 플랫폼 '팩트챗(FactChat)'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잘파세대의 AI 이용 행태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잘파세대는 더 이상 AI를 단순히 질문에 답을 얻는 검색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OS처럼 활용한다"며 "과제와 글쓰기, 이미지 생성, 문서 분석, 프레젠테이션(PPT) 제작 등 목적에 따라 최적의 AI 모델을 골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잘파세대는 특정 AI 서비스에 머무르기보다 작업 성격에 맞춰 챗GPT와 클로드, 제미나이 등을 자유롭게 오갔다. 실제 팩트챗의 토큰 사용량을 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을 차지했던 챗GPT 비중은 올해 들어 감소한 반면, 클로드는 꾸준히 늘어나 처음으로 챗GPT를 앞질렀다. 이용자들이 특정 브랜드보다 성능과 활용 목적을 기준으로 AI를 선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AI와 대화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한 번 질문하고 답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자료를 첨부하거나 수정 요청을 하며 결과물을 완성하는 장문 대화가 크게 늘었다. 팩트챗에 따르면 메시지당 평균 입력량은 지난해 9월 9700토큰에서 올해 6월 2만7100토큰으로 2.8배 증가했다. 전체 대화의 약 4분의 1은 10회 이상 메시지를 주고받는 심화형 대화였다.
여가 시간의 흐름도 달라졌다. 유경원 아이지에이웍스 전사마케팅팀장은 "엔터테인먼트는 결국 여가 시간을 차지하는 싸움"이라며 "잘파세대는 보는 엔터테인먼트보다 참여형·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에 더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전체 사용 시간은 3.6% 증가한 반면 게임 사용 시간은 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AI 채팅 주요 5개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1%, 개인방송은 50% 늘었다. 모바일 여가 시간의 중심축이 게임에서 AI 채팅과 개인방송 등 상호작용형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독서 문화도 달라졌다. 이신형 밀리의서재 무제한독서팀장은 "영상 중심 시대에도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중심으로 독서가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며 "책을 읽은 뒤 하이라이트를 남기거나 한 줄 리뷰를 작성하고 SNS에서 공유하는 '텍스트힙(Text Hip)' 문화가 잘파세대 사이에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독서 기록 기능을 이용한 회원은 그렇지 않은 회원보다 평균 독서량이 1.9배 많았다. 기록을 시작한 회원은 기록 전 3개월 평균 6.2권에서 첫 기록 달 8.6권으로 독서량이 늘었고, 기록 후 6개월에도 7.4권 수준을 유지했다. 10대는 소설 등 몰입감 있는 콘텐츠를 선호한 반면, 20대는 세계문학전집 등 고전을 찾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