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아일랜드 렉슬립에 있는 반도체 공장 '팹 34(Fab 34)'에 50억유로(약 8조 4800억원)를 투자한다고 13일(현지시각) 밝혔다.
인텔은 이번 투자를 통해 팹 34를 현대화하고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연구개발(R&D)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팹 34는 인텔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24년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지분 49%를 매각했다가, 올해 프리미엄을 얹어 다시 인수한 공장이다.
나가 찬드라세카란 인텔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아일랜드가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반도체 제조 생태계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글로벌 기술 산업에서 아일랜드의 역할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팹 34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활용해 첨단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는 공장이다.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도 "이번 투자는 아일랜드의 기술력과 유럽 최고 수준의 제조 생태계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은 유럽 반도체법(Chips Act) 등을 통해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팹 34는 유럽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인텔은 2024년 유동성 확보를 위해 팹 34 지분 49%를 112억달러에 아폴로에 매각했으며, 올해 이를 142억달러에 다시 인수했다. 인수를 위해 60억달러 이상의 신규 부채도 조달할 계획이다.
인텔 주가는 최근 반도체 업종 강세에 힘입어 지난 6개월 동안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체 생산시설을 보유한 인텔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랍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 "AI 시장이 파운데이션 모델 중심에서 추론과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인텔의 CPU는 물론 웨이퍼와 첨단 패키징 서비스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