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메모리 부족에 따른 칩플레이션(메모리+인플레이션)으로 스마트폰 업계가 비상이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스마트폰 가격을 올리거나 사양을 낮추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 시각)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서도 올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11% 감소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1위 삼성전자와 2위 애플은 출하량과 시장점유율을 늘렸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올 2분기 전년 대비 점유율을 각각 2%포인트(P), 4%P 늘려 22%, 20%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은 점유율을 각각 4%P, 3%P 올려 24%, 20%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전자는 갤럭시S26 시리즈 출시 지연으로 수요가 2분기로 몰린 것이 한 몫했다. 갤럭시S26 시리즈의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AI) 기능이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라인업을 축소하고 가격을 올리는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면서 삼성전자의 보급형 시장 점유율도 확대됐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2분기가 가장 매출이 저조한 시기임에도 점유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애플은 전년 대비 출하량이 3% 늘며 올 2분기 점유율이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특히 아이폰17 시리즈가 인기였다. 경쟁사들이 가격 인상을 하는 동안 애플은 나 홀로 가격을 유지했다. 다만 애플은 중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618 쇼핑 축제 기간 출하량은 전년보다 줄었다.

삼성전자 애플을 제외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 2분기 샤오미는 11%의 시장점유율로 3위를 유지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전년보다 4%P 축소됐다. 오포는 3개 브랜드를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전년보다 2%P 줄어든 10%의 점유율로 4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보(vivo) 역시 점유율이 1%P 축소되며 8%의 점유율로 5위에 올랐다. 샤오미, 오포, 비보는 메모리 수요에 민감한 보급형과 중급형 제품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출하량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 메모리 부족에 운송비 상승까지

올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는 메모리 부족이 주요 요인이다. 메모리 공급업체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를 우선시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등했고, 이에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자재비(BOM)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 제조업체들은 일부는 가격을 인상하고 마진 압박을 감수하는 반면, 일부는 구형 모델의 수명을 연장하고 프로모션을 펼쳤다. 신제품 출시와 생산량도 줄이고 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유가와 운송비가 상승한 것도 악재였다. 또한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 높은 인플레이션 등 거시적인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다.

현재 메모리와 저장장치는 보급형 기기의 원가에서 60% 이상, 고급형 모델의 경우 30% 이상을 차지한다. 일부 제조사는 메모리 비용이 1년 전보다 4~5배 이상 상승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루나 비조르호브드 옴디아 수석분석가는 "가장 급격한 스마트폰 판매 감소는 공급 제약이 심하고, 이윤 폭이 좁으며, 가격 민감도가 높은 400달러 미만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 "3·4분기 판매 감소 폭 가장 클 듯"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약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전 세계적인 메모리 부족 현상이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르 슈안 치유 옴디아 리서치 매니저는 "제조사들이 단기적으로 메모리 가격 조정을 기대하고 있지만, 메모리 가격 하락은 아무리 빨라도 2027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이 2025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향후 고가 제품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루나 비조르호브드 옴디아 수석 분석가는 "많은 소비자가 구매를 미루거나, 기대치를 낮추거나, 할부 구매를 하거나, 리퍼비시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계절적으로 수요가 가장 높은 3~4분기에 메모리 공급 부족이 맞물려 가장 큰 판매량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