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약 6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화웨이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5G 칩 조달이 막힌 뒤 그간 글로벌 시장에 4G(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만 내놨다. 화웨이가 5G폰 시장에 다시 진입하며 동남아, 중동, 중남미 등에서 스마트폰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 6년 만의 글로벌 시장 5G폰, 퓨라 90s 출시

화웨이는 14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퓨라 90s'를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퓨라는 화웨이의 플래그십 라인업이다. 화웨이 플래그십은 성능에 중점을 둔 메이트 시리즈와 카메라·디자인을 강조한 퓨라 시리즈로 나뉜다.

화웨이 퓨라 90 프로 맥스. /화웨이 제공

퓨라 90s는 화웨이가 지난 4월 중국 내수 시장에 출시한 퓨라 90의 글로벌 버전이다. '퓨라 90s 프로'와 '퓨라 90s 프로 맥스'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퓨라 90을 기준으로 스펙을 살펴보면,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가 생산한 화웨이의 자체 칩 '기린 9030S'를 탑재한다. 프로는 6.6인치, 프로 맥스는 6.9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다. 퓨라 90s 프로 맥스는 2억화소(200MP) 망원 카메라로, 카메라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한다. 퓨라 90은 화웨이 자체 운영 체제 하모니OS, 퓨라 90s는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기반의 EMUI16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퓨라 90 기본 모델이 4699위안(약 103만원), 프로 맥스가 6499위안(약 143만원)부터다. 프로와 프로 맥스는 6000mAh(밀리암페어시) 고용량 배터리를 적용했다.

퓨라 90s는 5G 네트워크를 지원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화웨이가 글로벌 5G폰 시장에 복귀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1기 시절 미국 정부의 제재로 5G 칩을 공급받을 길이 막혔고, 이로 인해 2020년 10월(메이트 40) 이후 5G폰을 만들지 못했다. 화웨이는 자체 설계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으로 제재를 극복하고 2023년 5G폰 '메이트 60'을 내놨는데, 이는 중국 내수 전용 제품이었다. 중국 내수에서 5G폰을 부활시키고도 3년 가까이 글로벌 시장에는 4G폰만 내놓다가, 마침내 5G폰의 글로벌 출시를 단행한 것이다.

◇ 제재 극복한 화웨이, 성장 동력 찾아 해외로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 대한 부담이 줄어 글로벌 5G폰 시장에 복귀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년간의 제재에도 5G 칩 자립에 성공한 만큼, 추가 제재로 잃을 것보다 글로벌 시장 복귀로 얻을 것이 크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실제 미국 내에서도 화웨이를 대상으로 한 수출 통제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아야 하는 사정도 있었다. 화웨이는 5G폰 부활 이후 중국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을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그만큼 내수에서의 추가 성장 여지는 줄어든 상태다. 글로벌 시장에서 4G폰만으로는 경쟁이 어려워, 5G폰 출시는 필수적이었다.

/연합뉴스

화웨이가 글로벌 5G폰 시장에 복귀하며, 동남아·중동·중남미 등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2020년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2019~2020년 전성기를 누렸으나, 미국 제재 이후에는 점유율이 2~4% 수준으로 떨어지며 세계 10위까지 밀렸다.

IT매체 폰아레나는 "화웨이가 화려하게 글로벌 5G폰 시장에 복귀한다"며 "상상을 초월하는 제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건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