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쇼핑 포인트' 잔액이 올 2분기 말 기준 5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카카오가 미사용 교환권의 자동 환불 방식을 쇼핑 포인트로 변경한 뒤 쇼핑 포인트 잔액은 급증하는 추세다. 카카오톡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4900만명대에서 정체된 상황에서, 쇼핑 포인트를 매개로 한 '나에게 선물하기'가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13일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카카오의 쇼핑 포인트 잔액은 522억5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60.2% 증가한 역대 최고치다.

자료=카카오. /그래픽=챗GPT

쇼핑 포인트 잔액이 불어난 배경에는 작년 10월 이뤄진 약관 개정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작년 10월부터 개정된 카카오쇼핑 이용약관을 적용, 유효기간이 만료된 모바일 교환권을 '환불 머니' 대신 쇼핑 포인트로 자동 적립되도록 바꿨다.

이전까지는 이용자가 유효 기간이 만료된 모바일 교환권을 환불 신청하지 않으면 구매액의 90%가 계좌와 연동되는 환불 머니로 자동 적립되는 방식이었다. 약관 개정 이후에는 구매액의 90%가 쇼핑 포인트로 적립된다. 쇼핑 포인트는 카카오 커머스에서 활용하거나 별도 수수료 없이 현금 인출할 수 있다. 또는 현금화가 불가능한 조건으로 구매액의 100%를 쇼핑 포인트로 적립받을 수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약관 개정 직후인 작년 4분기 말 기준 쇼핑 포인트는 269억4400만원으로 전 분기(149억2900만원) 대비 80.5% 급증했다. 이후 올해 1분기 407억7700만원, 올해 2분기 522억5900만원 등으로 3개 분기 연속 쇼핑 포인트 잔액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환불 머니는 이용자 계좌로만 연계돼 현금 인출에만 쓰이는 반면, 쇼핑 포인트는 카카오 커머스 안에서 곧바로 결제에 쓸 수 있는 형태여서 카카오 입장에서는 소비 여력을 붙잡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환불금이 쇼핑 포인트로 적립되면 카카오톡 선물하기, 쇼핑하기 등 자체 커머스 안에서 재소비될 가능성이 커진다. 포인트를 소진하는 과정에서 부족분을 추가 결제하면 거래액 증가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카카오의 '선물하기 모바일 교환권' 잔액은 1조1078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조1552억원) 대비 4.1% 감소한 규모다. 교환권 잔액 감소는 이용자들이 받은 교환권을 쌓아두지 않고 곧바로 사용하는 소비 행태 변화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선물하기 거래액이 증가했음에도 모바일 교환권 잔액이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카카오의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는데, 모바일 교환권 잔액은 0.1% 감소했다.

실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는 즉시 소진형 소비인 '나에게 선물하기' 거래액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3% 급증했고, 지난 4월에는 가족·지인이 카카오톡 '선물함' 내에서 교환권을 공유해 쓰는 '같이 쓰기' 기능도 도입돼 교환권 회전이 빨라지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카카오의 전체 선물하기 거래액 가운데 '나에게 선물하기' 구매 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약 20%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