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아이폰과 갤럭시 기종 상관없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잖아요. 피지컬AI에서 직접 하드웨어인 로봇을 만들지는 않지만,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로봇을 학습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로봇 사관학교가 되는 셈이죠."

조익환(48) SK텔레콤 피지컬AI 담당(부사장)은 지난 7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피지컬AI는 이제 막 태동하는 시장이지만, 3년 안에 SK텔레콤 AI B2B(기업 간 거래)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SK텔레콤은 피지컬AI의 핵심 축으로 '디지털 트윈'과 '로봇 학습 플랫폼'을 내세우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공장과 물류 창고, 데이터센터를 디지털 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뒤 실시간 데이터를 연동해 운영 상태를 분석·예측·시뮬레이션하는 기술로, 생산성과 운영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산업 기술로 꼽힌다.

조 부사장은 SK텔레콤에서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 피지컬AI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08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DMC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2015년 SK텔레콤에 합류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플랫폼 및 기술 개발을 총괄했다. 이후 AR·VR 개발팀장, 메타버스 개발본부장을 거쳐 2024년부터 디지털트윈랩장을 맡으며 피지컬AI 사업의 기반을 구축해왔다. 지난해 11월부터는 SK텔레콤 AI CIC 산하 피지컬AI 본부장을 맡고 있다.

조 부사장은 "향후에는 반도체, 물류, 자동차, 조선과 같은 전통 제조업은 물론 AI 시대 새로운 제조업으로 떠오른 AI 데이터센터(DC)에도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AI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조익환 SK텔레콤 피지컬AI 담당이 지난 7일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SK텔레콤

―AI CIC 산하에 피지컬AI 전담 조직이 신설된 지 1년이 되어 간다. 성과와 계획은.

"사업의 첫 단계인 디지털 트윈 사업은 공간, 공정, 장비를 디지털화하고 동일한 환경을 구축해 새롭게 시도해 보고자 하는 것을 위험을 줄이면서 가상 시뮬레이션해 생산 최적화를 달성한다. 1년간 이를 통해 가치를 마련할 수 있겠다는 단서를 얻었다. 2단계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을 학습시키는 사업이다. 로봇 사관학교로 생각하면 쉽다. 로봇을 학습시키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가르쳐줘야 하는데 이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우리는 실제 환경과 똑같이 만들어 놓은 디지털 트윈에서 데이터를 만들어 학습시키고 있다. 디지털 트윈 위에서 로보틱스 학습이 이뤄지는 게 현재 발전시키고 있는 사업 분야다. 향후 3단계에서는 AI DC 위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데이터 생성, 학습, 적용, 추론은 물론 다시 모아진 데이터가 학습돼 모든 게 에이전틱하게 구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고자 한다."

―현 단계는.

"2단계가 진행 중이다. 현재 제조 기업 내에서 개별 기술을 집약해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고객이 우리의 피지컬AI 플랫폼을 통해 생산성 혁신을 이뤄내도록 하는 단계에 있다. 디지털 트윈 기반 로봇 학습 플랫폼은 아직 상용화가 안 됐다. SK그룹 관계사와 외부 기업을 상대로 파일럿(시범) 테스트를 진행하며 검증했다. 물건을 옮기고, 배송하는 등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할 수 있도록 기업 내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피지컬AI 로봇이 한 번 만들어 고객에게 배포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고도화시켜야 한다. 올 하반기쯤 고객들에게 디지털 트윈 기반 로봇 학습 플랫폼을 설명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하려 한다."

―엔비디아의 피지컬AI용 3D 가상 설계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활용해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했다.

"반도체 공정은 난이도가 높은 제조업이라 해당 기업에 SK텔레콤이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구현한 것은 피지컬AI를 제조업에 적용했다는 중요한 레퍼런스가 된다. 앞으로 반도체, 물류, 자동차, 조선 등 공정이 복잡하고 생산 중단 리스크가 큰 업종에서 피지컬AI 수요가 클 것으로 본다."

―AI DC에 디지털 트윈을 구현한다는 계획을 말해달라.

"AI DC는 AI 시대 새로운 제조업에 디지털 트윈과 로보틱스 기술을 적용하려고 준비 중이다. 열 관리, 워크로드 관리, 전력 관리뿐 아니라 AI DC 건설 단계부터 설비 및 전력 배치까지 피지컬AI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구현해, 완공됐을 때 해당 AI 공장이 최적화되게 운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정부와 발표한 (2035년까지 15GW AI DC 구축) 프로젝트에도 피지컬AI 디지털 트윈을 적용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논의하고 있다. AI 공장은 한번 지어지면 쉽게 바꾸기 쉽지 않기 때문에 설비가 들어갈 때부터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최적화된 설계를 해야 한다."

SK텔레콤

―통신사가 피지컬AI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통신사가 고객에게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단순한 유무선 통신 데이터 전송뿐 아니라 AI를 처리할 지능적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 통신사에 피지컬AI는 기회다. 통신사는 365일 안정적인 통신 인프라를 제공한 강점이 있다. 그리고 이제 AI 시대 AI와 관련된 모델, 서비스, 인프라까지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단점도 많다. 하드웨어인 로봇을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문 기업에 비해 부족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열어 놓고 협력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지향하는 로봇 플랫폼은 특정 알고리즘, 기술, 하드웨어에 종속된 형태가 아닌 계속 발전하는 다양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좀 더 유연한 형태로 가려 한다. 다양한 협동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에서 지원하고,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기술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받아들여 협력하고 또 엔비디아처럼 다른 기업이 가진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도 수용해 결국 고객이 어떤 모델과 로봇이 적절한지 골라 쓸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다."

―피지컬AI 사업을 하면서 하드웨어를 안 만드는 게 성장을 이루는 데 괜찮을까.

"엔비디아도 하드웨어는 안 만든다. 하지만 우리도 고민을 한다. SK텔레콤은 물론 SK그룹 차원에서 로봇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직접 로봇 하드웨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단언적으로 (로봇 하드웨어 시장 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일단은 부족한 부분은 협력과 투자를 통해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

―해외 시장도 고민 중인가.

"피지컬AI 플랫폼은 SK그룹 제조업을 통해 검증 사례를 쌓고 이후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대만과 일본이 1차적으로 진출하기 적절하다고 본다. 국내 제조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와주는 것 역시 미래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경우에는 미국이 적합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