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로고 / 연합뉴스

오픈AI와 구글이 미국 국방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테크 기업들에게 자사의 첨단 인공지능(AI) 모델을 제공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AI와 구글이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의 싱가포르 소재 자회사에 AI 서비스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은 미국 국방부가 중국 군부와 연계됐다고 판단해 제재 대상인 '블랙리스트'에 올린 기업들이다. FT는 "중국의 AI 발전을 견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에 허점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오픈AI는 중국에서는 자사 AI 모델 접근이 허용되지 않지만, 안전조치를 적용하고 증류 기법의 사용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일부 중국계 기업을 대상으로는 AI 모델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류 기법이란 다른 AI 모델이 내놓는 답변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유사한 성능을 갖춘 모델을 만드는 방식으로, 앤트로픽을 비롯한 미국 AI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이 이를 통해 자사 모델의 성능을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오픈AI는 FT에 "권위주의 정권의 통제를 받는 AI보다는 민주적 가치에 기반한 AI가 더 널리 사용되기를 바란다"며 "기업의 국적만으로 접근 권한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구글도 자사 AI 서비스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제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 증류 금지를 포함한 사용 정책이 적용된다. 구글은 특정 국가의 AI 접근을 막는 것만으로는 증류 기법을 통한 AI 기능 탈취를 완전히 막긴 어렵다고 인정했다. 관련 전문가들이 마음만 먹으면 고도화된 수법을 사용해 이런 제한을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 정부가 고성능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규제한 것처럼, AI 모델에 대해서도 보다 강력한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