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및 네트워크 사업부가 2026~2028년 3년간 총 24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MX·네트워크 사업부의 내년 적자가 2023년 반도체 불황 당시 DS(반도체) 부문이 기록한 연간 적자 폭을 뛰어넘는다는 예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8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MX·네트워크 사업부의 올해 실적 추정치를 기존 '영업이익 3조4100억원'에서 '영업손실 5조8410억원'으로 변경했다.
삼성전자는 MX 사업부와 네트워크 사업부의 실적을 합산 발표하는데, 이 중 MX가 해당 사업부 매출의 96~98%를 차지한다. 영업이익도 대부분 MX에서 발생한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 MX·네트워크 사업부의 영업 손실이 2027년 더 확대돼 15조209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3년 반도체 불황 때 DS 부문이 기록한 연간 적자(14조8800억원)를 뛰어넘는 규모다. 삼성증권은 2028년에도 MX·네트워크 사업부가 3조2370억원의 영업 손실을 이어가, 2026~2028년 3년간 적자가 총 24조28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DS 부문이 2026년 380조5710억원, 2027년 579조4130억원, 2028년 599조185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둬, 삼성전자는 사상 최고 수준의 수익을 이어갈 것으로 삼성증권은 내다봤다.
이 전망은 삼성전자가 지난 7일 2분기 실적 발표를 한 직후 나왔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MX 사업부의 실적이 예상보다 더 나쁘다"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실적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는데,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 등을 기반으로 산출한 DS 부문 이익이 예상보다 좋았으므로 이를 역산하면 MX 부문 실적이 더 나빴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MX·네트워크 사업부가 3420억원 영업이익을 거둔다는 기존 예상을 5260억원 적자를 본다는 전망으로 변경했다. 삼성증권은 MX 사업부가 올해 2분기 1조4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올해 2분기 MX·네트워크 사업부 영업 손실을 1조원으로 추정했다. 추정에 따르면 MX 사업부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MX 사업부는 2016년 3분기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때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MX 사업부의 적자 전환 시기를 2026년 4분기에서 2026년 2분기로 당겨 추정한다"며 "인상된 D램 가격이 올해 2분기부터 원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며, MX 사업부의 원가율이 상승하고 수익성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와 메모리 가격 급등이 맞물려, MX 사업부는 예상보다 빠른 적자 전환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D램과 낸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고, 스마트폰 원가 부담도 함께 커졌다는 설명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800달러(약 120만원)급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 값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1분기 14% 수준에서 올해 2분기 40%로 확대됐다. 주요 시장조사 기관은 메모리 공급난이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값 인상에 대응해 갤럭시 제품군의 가격 인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갤럭시 S26을 출시하며 전작 대비 가격을 약 10만원(256GB 기준) 인상했고, 지난 4월에는 출시 1년 이내 제품(갤럭시 Z 플립7·폴드7·S25 엣지)의 고용량 모델 출고가를 인상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며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 가격을 크게 올리면 판매량 감소로 직결되고, 특히 중저가 시장에는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경쟁사가 있어 가격 인상으로 방어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