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안·IT와 네트워크 분야에 3년간 총 약 12조원을, AI 데이터센터(DC)·해저케이블 등 AX(AI 전환) 인프라 구축에 5년 내 6조원을 투자해 KT는 'AX 플랫폼 컴퍼니'로 도약할 것입니다. 신성장 사업으로는 통신사 특유의 과금·정산 역량을 AI 서비스에 접목한 '토큰 팩토리'와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디지털 금융 플랫폼 구축을 본격화 할 계획입니다."
박윤영 KT 사장은 6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 호텔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AX 플랫폼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토큰은 AI 모델이 입력, 출력할 때 사용하는 기본 단위다. 과거 KT에서 미래사업개발그룹장과 기업컨설팅본부장, 기업부문장(사장)을 역임하며 B2B(기업 간 거래) 사업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자신의 특기인 B2B 시장에서의 성장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자신이 청사진을 그린 'AX 플랫폼 컴퍼니'에 대해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대한민국 연결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며, AX 시대를 선도하는 플랫폼과 혁신 서비스로 압도적 성장을 이루는 기업이라 정의했다.
◇ "민영화 전에도 후에도 본질은 연결"
박 사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토목공학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KT가 한국통신이던 1992년 네트워크기술연구직으로 입사한 뒤 SK로 이직했다가 다시 KT로 돌아왔다. 이후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사장)을 역임했다.
박 사장은 올해 3월 31일에 취임했다. 김영섭 KT 전 사장이 대규모 해킹 사고로 연임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신임 사장에게는 해킹 사고 수습과, 이를 통해 드러난 취약한 조직 문화 재건이 주요 과제로 주어졌다. 여기에 박 사장은 취임 직후 자신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밀어준 KT 이사회의 비정상적인 권력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박 사장은 이를 의식한 듯 AX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발표하기에 앞서 "KT는 1981년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출범했을 당시 국가를 위해 일했고, 2002년 민영화 이후로는 주주 이익 극대화를 추구해 왔다. 다른 정체성이 있었지만, 업의 본질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데이터, 데이터와 데이터를 연결하는 데 있었다"며 "AX 시대에는 사람과 AI, AI와 AI를 연결하는 것이 KT의 새로운 본령"이라고 했다.
그는 "취임한 지 100일 가까이 되는데 전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보안과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특히 보안은 우리가 하는 일의 부분이 아닌 전체일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승부수는 'AX'… "AI DC 운영 경험이 차별화 포인트"
박 사장은 기존의 통신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승부수를 던질 분야로 AX 플랫폼을 꼽았다.
KT는 3년간 정보 보안·IT에 4조원, 네트워크에 8조원 등 총 12조원을 투자해 통신 본업을 강화한다. 전사 보안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6세대 이동통신(6G)·위성·데이터센터 상호 연결(DCI) 등 미래 네트워크 핵심 기술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지궤도(GEO)와 저궤도(LEO)의 다중 위성을 직접 관제하고 운용해 한국의 통신 주권을 확보한다. 이를 기반으로 AI 인프라에 5년간 6조원을 투자한다. 6조원 중 5조원은 1기가와트(GW) 용량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쓴다. 나머지 1조원은 해저 케이블에 투자해 공급 규모를 기존 38Tbps에서 90Tbps 추가할 예정이다.
신성장 동력으로 꼽은 토큰 팩토리는 AI 서비스가 정액제에서 사용량 기반 과금 구조로 전환된 것에 주목한 전략이다. 박 사장은 단순한 중개 사업에 그치지 않고 AI 에이전트 최적화를 통해 토큰 생성 비용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자사 기술에 케이뱅크의 고객을 기반으로, BC카드의 결제·정산 인프라에 결합해 발행부터 보관, 송금, 실사용 생태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투자 규모가 경쟁사에 비해 작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박 사장은 "실수요를 기반으로 KT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시한 숫자)"라며 "AI DC에서 중요한 것은 운용해본 경험인데 여기에서 KT는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