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깃발(왼쪽)과 LG전자 깃발./연합뉴스·뉴시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7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양사 모두 양호한 실적이 예고됐지만, 주력 사업인 TV·가전은 여전히 침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으로 역대 최대 이익이 예상되지만,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0%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미국 관세 환급 효과가 이익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제외하면 전통적 성수기에도 가전·TV 수익성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2분기 매출은 172조6778억원, 영업이익은 84조5994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1.6%, 영업이익은 1709.2% 늘어날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분석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9.0%, 영업이익은 47.9% 증가하는 수준이다. 국내 기업 역사상 분기 최대 매출·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에 세운 기록(매출 133조8700억원·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인데, 한 분기 만에 이를 다시 경신하게 되는 셈이다.

LG전자는 매출 22조5443억원, 영업이익 1조580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65.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9%, 영업이익은 36.8% 줄어든 수치다. LG전자는 지난 분기에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과 세 번째로 큰 영업이익을 냈다. 2분기 컨센서스는 직전 기록을 넘어서는 수준은 아니지만, 관세 환급이 반영될 경우 분기 이익은 다시 최상위권에 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실적 성장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기)이 꼽힌다. LG전자는 일회성 수익인 미국 관세 환급금이 반영되면서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런 실적 개선이 TV·가전의 구조적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VD·DA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0.2%로 추정된다. LG전자도 관세 환급액(약 3000억원 추정)을 차감하면 영업이익이 7580억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직전 분기보다 절반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양사의 TV·가전 사업 수익성이 낮아진 배경으로는 글로벌 소비 둔화에 더해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 부품값 상승 등이 꼽힌다. 과거처럼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 판매량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마진을 지키기 어려워진 구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대응해 광고·구독·냉난방공조(HVAC)·데이터센터 냉각·로봇 등을 새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다. 신사업들이 기존 TV·가전의 낮아진 수익성을 얼마나 빨리 메울 수 있느냐에 따라 향후 실적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삼성전자, 반도체가 이익 대부분 견인

DB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66조4000억원, 83조7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 중 DS(반도체) 영업이익을 82조5000억원으로 봤다. 반면 VD·DA 영업이익은 300억원을 넘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와 에어컨 성수기에도 프로모션 비용, 부품 가격 상승, 경쟁 심화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VD·DA 사업부는 작년부터 급격한 체력 저하를 드러냈다. 작년 1분기 매출 14조5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냈으나, 2분기에는 각각 14조1000억원, 2000억원으로 낮아졌다. 3분기에는 매출 13조9000억원에 1000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4분기에도 매출은 14조8000억원을 기록했으나 6000억원 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4조3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외형과 손익이 모두 후퇴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 내용./삼성전자 IR 자료

삼성전자는 2분기 VD 부문에서 마이크로 RGB TV 등 강화된 라인업과 스포츠 이벤트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DA 부문에서는 AI 콤보와 에어컨 성수기 효과를 노린다. 다만 회사는 하반기 전망에서 에어컨 수요 회복에도 원가 상승과 관세 영향으로 DA 실적 개선 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LG전자처럼 관세 환급금에 따른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시점과 규모 면에서 차이가 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LG전자와 달리 반도체 부문도 관세 영향에 노출돼 문제가 더 복잡하다. 환급금을 받아도 실적 반영 시점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는 관세 환급과 관련한 정보 공개에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확정 실적 후 영향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 LG전자, 가전·TV 회복은 아직

LG전자에서 가전을 담당하는 홈솔루션(HS) 부문의 작년 매출은 26조1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2793억원으로 1.7% 줄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부문은 매출 19조4263억원으로 7.0% 감소했고, 영업손실 7509억원을 냈다. 2024년 MS 영업이익 2682억원에서 1년 만에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올 1분기에 HS 부문은 매출 6조9431억원, 영업이익 5697억원을 기록했다. MS 부문도 매출 5조1694억원, 영업이익 3718억원을 냈다. 2분기 전망도 밝다. 하나증권은 LG전자의 별도 기준 매출을 18조577억원, 영업이익을 1조2489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0% 늘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관세 환급 효과다. 하나증권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해도 원재료비와 물류비 부담 속에서 판가 인상과 원가 효율화로 수익성이 방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LG전자의 올 1분기 실적 내용./LG전자 IR 자료

전자업계 관계자는 "관세 환급은 반복되는 수익원이 아니라서 실적 상승이 구조적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MS 부문이 작년 7509억원 적자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흑자 구조로 돌아섰는지, HS 부문이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 속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실적 발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 TV는 플랫폼으로, 가전은 솔루션으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5030만대를 기록했다. 올해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확보한 영향이다. 다만 출하량 증가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익성 개선을 뜻하지는 않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TCL은 올 1분기 TV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 늘며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했다. 삼성전자는 현지 경쟁 심화로 중국에서 일부 TV와 생활가전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를 단순 하드웨어가 아니라 플랫폼으로 바꿔 지속적인 수익원을 만드는 방식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VD 부문의 올해 전략으로 AI 기능 강화를 통한 TV 판매 리더십 제고, 서비스 사업 성장 가속화, OS 사업 확대를 제시했다. 하드웨어 경쟁력에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붙이겠다는 의미다. LG전자 역시 웹OS(webOS)를 중심으로 같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MS 부문은 TV 하드웨어뿐 아니라 콘텐츠·광고·서비스 사업을 포함해 수익 모델을 짜고 있다.

LG전자가 구축 중인 양재 데이터 팩토리에서 홈 로봇 'LG 클로이드'가 물체를 잡고 옮기는 동작을 반복하며 동작 데이터를 생산·학습하는 모습./LG전자

가전 사업에서는 양사 모두 신규 매출원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에 EHS 히트펌프 보일러를 출시했다.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열과 전기를 활용해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또 공간제작소와 함께 AI 가전과 스마트싱스 기반 AI 홈 솔루션을 모듈러 목조주택에 결합한 '삼성 AI 모듈러 홈'도 선보였다.

LG전자는 구독·기업간거래(B2B)에 주력하고 있다. 올 1분기 구독 사업 매출은 6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이 회사는 기업 고객향 매출을 키우고 렌탈·리스·서비스 계약을 늘리는 방식으로 경기 변동성이 큰 하드웨어 판매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로봇 영역도 신규 사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해 로봇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홈로봇 사업에 직접 진출을 선언하고, 모터 역량을 바탕으로 고토크·정밀제어 액추에이터를 개발해 별도 수익을 노리고 있다. 하나증권은 LG전자의 로보틱스 사업이 휴머노이드 로봇 학습을 위한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으며,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고도화에 필요한 동작 데이터를 축적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