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김부장' 포스터./뉴스1

배우 소지섭 주연의 SBS 드라마 '김부장'이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올해 방영된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이다. '김부장'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저축은행을 다니는 평범한 중년 가장이 어느날 갑자기 실종된 딸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은 액션 드라마다. 영화 '테이큰'을 연상시키는 복수극으로, 빠르고 시원시원한 전개와 강렬한 액션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앞서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참교육'도 지난달 공개 이후 비(非)영어 드라마 부분에서 4주간 글로벌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하면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참교육' 역시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가상 기관인 '교권보호국'이 선을 넘는 학생, 교사, 학부모로 인해 무너진 교육 현실을 바로잡는 이야기를 그렸다.

국내 양대 웹툰 기업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인기 작품의 영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웹툰·웹소설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 이를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인기 IP의 수명을 연장하는 '지식재산권(IP) 확장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메가 IP'를 육성해 성장이 정체된 웹툰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한국을 넘어 북미·일본·대만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상화 물량을 늘리는 대대적인 IP 확장에 나선 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선별해 영상화에 나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인기 IP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김부장' '참교육' '취사병 전설이 되다' '신입사원 강회장' '사냥개들 시즌 2' 등의 실사 영상화 프로젝트가 연이어 안방극장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을 휩쓸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014년부터 2025년까지 12년간 총 198개 작품을 영상화했다. 올해 들어서만 한국과 일본에서 15개의 네이버웹툰 IP 원작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향후 북미와 일본 시장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도 다수 준비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 원작 드라마 '내일도 출근'과 '닥터 섬보이'는 올 상반기 방영을 시작한 뒤로 각각 케이블 드라마 1·2위를 차지했다. 하반기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들쥐' '유부녀 킬러' 등도 공개될 예정이다.

웹툰의 영상화가 최근 몇 년 사이 활발해진 이유는 제작사 입장에서 실패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이미 웹툰 플랫폼에서 인기를 끈 작품이라 시장 검증을 거친 데다, 시각화된 콘텐츠라 영상화하기에도 비교적 수월하다. 등장인물의 외형과 의상, 대사, 특정 장면의 구도나 연출 등을 그림으로 볼 수 있어 영상화할 때 참고할 자료가 많다는 의미다. 드라마 한 편의 제작비가 수십억원으로 치솟고, 수백억원을 투입하는 시리즈도 생겨나면서 제작사와 투자사도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된 웹툰 IP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웹툰과 웹소설은 매주 연재하면서 쌓인 조회수와 별점, 독자 댓글을 반영해 그림체와 줄거리 등을 수정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왔고, 이를 기반으로 인기를 끈 작품은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웹툰 플랫폼은 검증된 작품을 영상화해 IP의 수명을 늘리고, 나아가 이를 게임, 굿즈, 공연, 출판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해 수익화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웹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자,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IP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김용수 사장은 '메가 IP' 발굴을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면서 "영상·게임·굿즈 등으로 이어지는 IP 밸류체인을 강화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나혼자만 레벨업 비욘드 더 시스템' 티저 이미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웹툰 플랫폼들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넷플릭스, 디즈니+ 등 주요 OTT나 제작사에 판권을 판매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제작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외부 제작을 맡기면 원작의 판권료를 받는 데 그쳐 수익이 제한적이지만, 제작에 참여하면 배급·유통 등 영상 흥행 수익부터 굿즈 제작 등 후속 IP 사업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6351만달러(약 973억원), 올해 1분기 803만달러(약 1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2018년 설립된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스튜디오N의 지난해 매출은 1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스튜디오N은 인기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스위트홈', 영화 '좀비딸' 등의 제작을 맡아 외형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인 '나혼자만 레벨업'도 IP 확장을 통한 웹툰업계 수익화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다. '나혼자만 레벨업'은 동명의 웹소설·웹툰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 게임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 흥행에 성공했고, 추후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매니지먼트와 드라마 제작 역량을 함께 갖추고 있어, 기획부터 배우 캐스팅, 제작, 유통까지 수직계열화한 구조가 강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