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는 차별화되고 가치 있는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유통업계에는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가 있었다. 기업들은 제품이 얼마나 팔렸는지 파악할 수 있지만, 소비자가 실제로 어떤 상품을 구매했고 왜 상품을 선택했는지는 알기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를 영수증으로 해결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팀리미티드다.
배수혁(30) 팀리미티드 대표는 GS리테일, 이랜드 등 유통 대기업 출신의 공동 창업자들과 뜻을 모아 2023년 6월 회사를 설립했다.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배 대표는 현지에서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플랫폼을 창업했던 경험을 살려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3년 11월에는 소비자가 영수증을 등록하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리워드 앱 '영끌'을 시장에 선보였다.
팀리미티드는 영끌을 통해 수집한 온·오프라인 영수증에서 상품명과 구매 시점 등 정보를 추출해 확보한다. 이렇게 모인 정보는 기업이 소비자를 분석하고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리미티드 AI'에 활용된다. 팀리미티드는 이용자의 구매 이력과 선호 브랜드를 분석해 장보기를 대신 수행하는 쇼핑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도 개발 중이다.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해 1월 2만명 수준이었던 앱 이용자 수는 올해 6월 60만명까지 늘었다. 현재 매달 수집되는 영수증 데이터만 약 200만건에 달한다.
가파른 성장세에 투자 업계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팀리미티드는 올해 3월 25억원 규모의 프리A(Pre-A)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구글 창구 프로그램, KB스타터스 등 주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잇달아 발탁됐다. 올해는 우수 AI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글로벌 프로그램인 '구글 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2026'에도 최종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배 대표는 "영수증은 소비자가 실제로 무엇을 샀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라며 "소비자에게는 장보기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를, 기업에는 실제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배 대표와의 일문일답.
—영수증 데이터는 어떻게 분석하나.
"영수증의 상품명, 가격, 구매 시점, 구매 채널 등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 구조화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얼마나 자주 구매하는지, 어떤 브랜드를 선호하는지, 가격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 등을 분석한다. AI를 활용해 데이터 처리와 분석을 자동화하고 있다."
—다른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강점은 무엇인가.
"카드사는 결제 금액은 알 수 있지만 어떤 상품을 샀는지는 알기 어렵다. 검색 플랫폼이나 소셜미디어 기업은 관심 데이터는 확보할 수 있지만 실제 구매 여부까지는 확인하기 힘들다. 반면 우리는 소비자가 실제로 결제한 상품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구매 데이터까지 함께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는 없는가.
"카드번호 등 민감한 정보는 저장하지 않는다. 우리가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 고객도 특정 개인이 누구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어떤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사실은 알 수 있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는 셈이다. 또 영수증 원본을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데이터만 안전하게 추출해 활용하고 있으며, 데이터 보안에도 지속적으로 신경 쓰고 있다."
—기업 고객들은 왜 리미티드 AI를 사용하는가.
"리미티드 AI는 실제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분석하고 타깃 마케팅을 수행하는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설문조사나 패널 데이터, 추정치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분석했다.
반면 우리는 실제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접근한다. 덕분에 특정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나 특정 카테고리를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고객군을 찾아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현재 CJ와 GS 등 다양한 기업이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 고객사와 진행한 프로젝트에서는 광고 수익률(ROAS)이 약 1000%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200~300% 수준만 나와도 높은 성과로 평가한다."
—쇼핑 AI 에이전트는 어떤 서비스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장보기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다. 지금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과 여러 온라인 플랫폼을 오가며 가격을 비교하고 어떤 상품을 살지 고민한다. 우리는 이용자의 구매 이력과 구매 주기, 가격 민감도, 브랜드 선호도 등을 분석해 소비자의 장보기 과정을 AI가 대신 수행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실제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가상 소비자를 활용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추천 상품에 대한 구매 의향은 93% 수준으로 나타났다. 추천 모델 개발은 대부분 완료된 상태이며 현재는 소비자 테스트와 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UI·UX)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관련 기능을 추가해 정식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팀리미티드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것은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현재는 한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해외 진출 계획도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내년 후반기에는 미국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