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기업 삼성SDS가 현금 대신 자사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내용의 보상 체계 개편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당초 삼성SDS는 지난달 내 찬반 투표를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일부 임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투표 기한을 일주일 연장했다. 내부에서는 주가 상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과급을 주가와 연동하는 보상 체계를 서둘러 도입하려 한다고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SDS 사옥./뉴스1

◇ 삼성SDS, 현금 대신 100% '자사주 지급' 개편안 찬반 투표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달 24일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사제도 개편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개편안은 찬성표가 과반일 경우 시행된다. 당초 지난달 29일 마감할 예정이었지만, 회사는 구성원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기 위해 투표 기한을 오는 7일까지로 연장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기존 현금 기반 성과급을 폐지하고 자사주로 지급하려는 것이다. 기존 삼성SDS 임직원들은 연 2회 지급되는 TAI(목표달성장려금)와 OPI(초과이익성과급)를 받아왔다. TAI는 조직 성과에 따라 기본급의 최대 100%를 지급하는 제도이며, OPI는 회사가 목표치를 초과하는 이익을 달성했을 때 연봉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삼성SDS는 최근 수년간 OPI 지급률이 연봉의 10%를 밑도는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OPI 지급률도 약 6%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었다.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음에도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40~50%)와 삼성바이오로직스(50%) 등과 비교하면 성과급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개편안은 TAI와 OPI를 폐지하고 연 1회 자사주를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지급된 성과급 수준을 웃도는 연봉의 20%를 지급 기준선으로 설정했다. 전년 대비 세전이익 증가율, 자사 주가 수익률, 동일 업종(IT서비스) 대비 주가 상승률 등 시장 지표에 따라 지급 배수를 최대 2배까지 적용한다. 주가가 오르면 약정 주식 수 대비 추가 지급을 하고, 매도 제한 기간은 없으나 1년간 보유 시 15%를 추가 지급한다.

이번 개편은 지난 1월 삼성전자 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영향을 미쳤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퇴직자들이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TAI를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인정하고, 퇴직금 산정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추진하려는 100% 자사주 지급안이 이 같은 법적 리스크를 차단하려는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 "주가에 따라 성과급 변동성 커져… 퇴직금 하락도 우려"

이번 개편안은 기존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성과급 기준을 연봉의 20%로 높인다는 점에서 보상 수준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성과급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구조인 만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성과급 산정 기준에 자사 주가 상승률과 동일 업종 대비 주가 상승률 등 외부 지표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개인의 성과와 무관하게 주가나 업종 지수의 변동에 따라 실제 성과급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SDS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직원들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날 기준 삼성SDS 주가는 20만1500원으로 1년 전(16만5000원)보다 약 2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약 170%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지 않다. 여기에 자사주 지급 이후 임직원들이 비슷한 시기에 주식을 매도할 경우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면서 성과급 가치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퇴직금 감소 가능성도 쟁점이다. 이번 개편으로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는 TAI가 폐지되면 개인별 퇴직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내부에서는 개편안 적용 여부에 따라 퇴직금이 수천만원가량 차이 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표 과정에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성과급 개편을 추진하는 태스크포스(TF)는 직원들에게 안내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투표 참여를 독려해 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과반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회사가 투표 참여를 적극 독려하는 것을 사실상 찬성 투표를 독려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며 "이에 반대표 대신 미투표를 선택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SDS 측은 "이번 개편은 회사의 이익과 기업가치 상승에 연계해 보상 수준을 높이고, 공개된 시장 지표를 활용해 보상 기준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한편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성원 과반의 동의가 없으면 제도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