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협력 확대와 차세대 파운드리 기술 전략을 공개했다. 고객사와 설계·패키징 파트너를 연결하는 세이프(SAFE)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세이프 포럼 2026'을 개최했다. 세이프는 '삼성 어드밴스트 파운드리 에코시스템'(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의 약자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 프로그램이다. 올해 행사 주제는 '실리콘 인텔리전스의 연결점'(The Nexus for Silicon Intelligence)이다.
신종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장은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AI 수요에 대한 대응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SAFE 포럼을 활용해 고객·파트너사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고성능컴퓨팅(HPC)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본격화하는 한편 국내 시스템반도체 고객사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며 "파운드리 생산을 넘어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는 고객사와 파트너사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전자설계자동화(EDA), 설계자산(IP), 디자인솔루션 파트너(DSP), 가상설계 파트너(VDP), 첨단패키징(MDI) 분야 21개 기업이 부스를 마련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소개했다.
AI 팹리스 기업 리벨리온과 EDA 기업 지멘스EDA도 연사로 참여했다. 두 회사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한 AI 반도체 개발 사례와 2.5D·3D 칩 설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 공정과 첨단 패키징 등을 기반으로 '리벨100'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했다"며 "향후 AI 반도체 영역에서 협력하며 소버린 AI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버린 AI는 특정 국가나 기업에 대한 기술 종속을 줄이고, 자국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뜻한다.
장마리 브루네 지멘스EDA 수석부사장은 "2.5D·3D 이종 칩 통합에서는 수율, 설계검증, 신뢰성, 패키징 분야의 폭넓은 지원이 필수"라며 "지멘스EDA는 고객들이 삼성의 선단 공정을 활용해 AI·HPC 반도체를 빠르게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정·설계 혁신 전략도 제시했다. 설계와 공정 기술을 동시에 최적화하는 DTCO(Design Technology Co-Optimization), 차세대 2나노 공정, AI 반도체에 맞춘 공정 혁신 방향을 공개했다.
정적램(SRAM) 기술 경쟁력 강화 방안도 소개했다. SRAM은 전원이 공급되는 동안 데이터를 유지하는 휘발성 메모리로, D램보다 처리 속도가 빠르다. 삼성전자는 DTCO 전략과 고성능 SRAM 기술을 통해 전력, 성능, 면적 경쟁력을 높이고 AI 반도체 고객사의 차세대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조성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제조 AI 전환(M.AX)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자동차, 가전, 로봇, 방산 분야에 필요한 저전력·고성능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팹리스 기업의 초기 개발 부담을 줄이고 있다. MPW는 한 장의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함께 생산해 시제품 제작과 검증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사업에도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산업통상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반도체연구조합이 운영하는 K-CHIPS 사업에 참여해 국내 반도체 기술 기반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이 확대되면서 첨단 공정뿐 아니라 설계, IP, 패키징을 연결하는 생태계 구축 역량이 파운드리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봤다. 회사는 SAFE와 MPW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고객사, 파트너사, 정부와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