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업무 전반에 도입하면서 토큰 비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자, AI 기업들이 '가성비 AI'를 선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직원들의 AI 사용량을 관리하거나 저렴한 중국산 AI를 도입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이에 AI 기업들도 최고 성능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AI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는 모습이다.
1일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전날 새로운 AI 모델인 '클로드 소네트 5'를 출시했다. 소네트 5는 최고급 모델인 클로드 페이블 5와 미토스 5보다는 성능이 낮지만 이전 모델인 소네트 4.6보다 크게 향상됐으며, 상위 모델인 오퍼스 4.8에 근접하는 성능을 구현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특히 소네트 5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입력 토큰 100만개당 3달러, 출력 토큰 100만개당 15달러이며, 오는 8월 31일까지는 출시 기념 프로모션으로 각각 2달러와 10달러에 제공된다. 이는 오퍼스 4.8의 입력 토큰(5달러), 출력 토큰(25달러) 가격의 60% 수준이다.
앤트로픽은 이번 모델에 대해 "성능은 오퍼스 4.8에 근접하면서도 운영 비용은 크게 낮춰 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대규모로 도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모델은 AI 업계의 경쟁 구도가 성능 중심에서 비용 효율 중심으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출시됐다. 최근 메타, 아마존, 우버 등 글로벌 기업은 AI 이용 한도를 설정하거나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고, 직원들에게 저렴한 모델 사용을 권장하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생성형 AI 활용이 급증한 데다 주요 AI 기업들이 기존 월 구독료 중심이었던 과금 체계를 사용량 기반으로 바꾸면서, 기업들의 토큰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8년에는 AI 코딩 도구 비용이 평균 개발자 연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 설문에서 경영진의 4분의 3은 올해 기술 예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두 자릿수 증가를 전망했다.
비용 부담에 직면한 기업들은 저가 모델과 라우팅 도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AI 마켓플레이스 오픈라우터 같은 도구는 업무 복잡도에 따라 모델을 자동 배분해 단순 작업은 저가 모델에, 코딩처럼 고도화된 작업만 프리미엄 모델에 맡긴다. 씨티보고서에 따르면 오픈라우터에서 처리된 오픈소스 토큰 비중은 1월 34%에서 6월 65%로 급등했다.
중국 AI 모델의 부상도 두드러진다. 오픈라우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모델 상위 4개가 모두 중국산이며 딥시크가 1위를 차지했다. 씨티에 따르면 중국 AI 모델의 토큰 가격이 100만개당 최저 0.18달러로 미국 주요 모델 평균인 4달러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분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글로벌 AI 기업들도 가격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도 앤트로픽의 가격 인하에 대비해 토큰 사용 요금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 고객 확보를 위한 가격 경쟁이 본격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노버스 시큐리티즈의 금융 자문가 크리스토퍼 브라운은 "오픈AI와 앤스로픽이 기업공개(IPO) 선점을 놓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가격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