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즉석카메라 브랜드 폴라로이드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의 첫 방한과 함께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이 이미지 생산을 주도하는 시대에 오히려 '아날로그 경험'의 가치를 앞세워 MZ세대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댄 도사 폴라로이드 CEO가 1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이다./최효정 기자

댄 도사 폴라로이드 글로벌 CEO는 1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은 사실상 폴라로이드가 한국 시장에 다시 론칭하는 날"이라며 "글로벌 차원에서 신제품 마케팅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국가는 미국과 영국, 한국 세 곳뿐"이라고 말했다.

폴라로이드는 이날 국내 첫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공개하고 신제품 '폴라로이드 고(Go) 3세대'를 선보였다. 파르나스몰에 마련된 팝업스토어는 오는 16일까지 운영된다.

폴라로이드 신제품 고3세대/폴라로이드 제공

폴라로이드 고 3세대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즉석카메라 시리즈다. 전작 대비 조리개와 노출, 자동 초점 기능 등을 개선했으며,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와 휴대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국내 판매 가격은 15만9000원이다.

폴라로이드는 즉석카메라의 원조 브랜드로 꼽힌다. 1937년 설립된 이후 즉석사진 문화를 이끌었지만 디지털카메라 확산 여파로 2008년 필름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네덜란드에 남아 있던 마지막 폴라로이드 필름 공장을 인수한 '임파서블 프로젝트'가 브랜드를 되살렸고, 현재의 폴라로이드는 2020년 재출범한 형태다.

도사 CEO는 "현재의 폴라로이드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계승하고 있지만 사실상 새로운 회사라고 볼 수 있다"며 "즉석필름과 아날로그 사진 문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설명했다.

폴라로이드는 최근 'Best Summer is Analog(가장 좋은 여름은 아날로그다)', 'Be Pixel Imperfect(완벽한 픽셀보다 불완전한 순간을 선택하라)'를 핵심 브랜드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다.완벽하게 보정된 디지털 이미지보다 예측할 수 없는 결과물과 물성을 지닌 즉석사진의 매력을 강조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회사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데이터센터가 물을 다 마시기 전에 물속으로 뛰어들라(Before data centers drink all the water, dive in)"는 문구의 옥외광고를 선보이며 AI 시대 속 아날로그 경험의 중요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도사 CEO는 "젊은 세대에게 아날로그는 단순히 필름카메라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산책과 바이닐(LP), 보드게임, 문구류처럼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를 경험하는 모든 활동이 아날로그 문화"라고 말했다.

시장 성장세도 긍정적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글로벌 즉석카메라 시장 규모는 약 57억달러(약 8조원) 수준으로 연평균 8.3% 성장하고 있다. 한국 시장 판매 성장률은 최근 40%에 달했으며, 주요 구매층의 63%는 20~30대 MZ세대로 나타났다.

도사 CEO는 "당분간은 카메라와 필름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도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경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