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호남 지역에 총 425조원을 투자해 광주 반도체 생산 공장과 해남 솔라시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추진한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겸 DS(반도체)부문장은 광주를 차기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제시하면서도, 전력·용수·인력·정주 여건 등 기반 시설 지원이 투자 실행의 전제라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삼성은 호남에 글로벌 첨단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미래 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약 42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신규 투자를 통해 광주를 글로벌 반도체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부회장 발표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는 세부 투자 구상을 발표했다.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미래 에너지, 공조·물류 거점 등을 마련한다는 게 골자다.
삼성은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광주 반도체 팹 투자 400조원을 포함해 호남권에 총 42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는 서남권 첨단산업 거점 육성 구상을 구체화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 광주에 반도체 팹 2기 건설… "AI 수요 대응"
광주 투자의 핵심은 신규 반도체 팹 2기다. 삼성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흥·화성·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업단지 투자 일정도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 이후의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것이다.
전 부회장은 "미래 반도체 수요는 엄청나게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러 지역을 검토한 결과 전력, 용수 등 반도체 필수 인프라와 인력 확보, 정주 여건 등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모든 여건이 마련되면 광주 팹 2기를 시작으로 약 400조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광주가 수도권과 함께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차기 반도체 클러스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해남 솔라시도에는 삼성SDS가 210MW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삼성은 2026년 하반기 착공해 2028년 첫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설은 정부 AI 전환(AX)을 지원하는 거점이자 금융·국방·공공 서비스 분야의 AI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삼성은 솔라시도 AI 데이터센터가 대학·연구소·기업의 연구개발(R&D) 역량을 높이고, 로봇 AI 모델 학습과 추론 등 산업용 피지컬 AI를 지원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조, 보안, 네트워크 관련 기업이 함께 들어서는 연관 산업 생태계 조성도 추진한다.
◇ "전력·용수의 안정적 공급 필요… 신속한 행정 지원 부탁"
미래 에너지 분야에는 삼성물산이 참여한다. 삼성물산은 ▲원전 및 신재생 에너지 등 무탄소 발전 ▲영광 수전해 설비 등 원전 기반 수소 생산 ▲고온수전해(SOEC) 기반 그린수소 기술 실증에 투자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광주와 고창에도 추가 거점을 조성한다. 광주사업장에는 디지털 트윈 기반 혁신 허브 공장과 히트펌프·공조기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 전북 고창에는 글로벌 최첨단 물류센터 건설을 추진한다.
전 부회장은 대규모 투자가 기업 노력만으로는 어렵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그는 "이러한 계획들은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국가산단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의 안정적 공급, 신속한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력 공급 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요청을 내놨다. 전 부회장은 "전력은 안정적인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원전 확대와 PPA(전력구매계약)를 적극 추진해 달라"고 했다. 이어 "LNG 열병합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인재 확보와 정주 여건도 투자 실행의 핵심 조건으로 꼽혔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초격차를 이어가기 위한 우수 인재 확보와 주거·교육·생활 기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정부의 정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기업이 속도를 내 대한민국이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