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제작

모빌리티 업계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사업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AI를 적용하는 방식은 회사마다 가진 강점에 따라 엇갈리는 모습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가 플랫폼과 앱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존 서비스 고도화와 신사업 확장에 활용하는 반면, 휴맥스모빌리티와 쏘카는 주차장·차량 등 오프라인 자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AI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모빌리티 AI 경쟁이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 각사가 가진 데이터 자산을 어떻게 사업화하느냐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모빌리티 기업들은 고유의 데이터 자산을 활용한 AI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에서 '피지컬(실물)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핵심 자산은 '카카오 T'를 운영하며 쌓은 호출·배차·운송 관리 데이터와 서비스 운영 경험이다. 택시 호출 서비스에서는 실시간 수요와 공급을 예측해 승객과 택시를 빠르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러한 역량을 자율주행차, 로봇, 주차장, 물류 장비 등 현실 공간의 이동체를 제어하는 기술로 넓히려 한다.

가장 먼저 성과가 가시화된 분야는 로봇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여러 제조사의 로봇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제어하는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을 앞세우고 있다. 2024년 로보티즈와 실내외 배송 로봇 서비스 업무 협약을 맺은 뒤 국내 주요 프리미엄 호텔에 로봇 플랫폼을 적용했다. 지난달에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손잡고 무인 지게차 등 산업 차량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어하는 물류 인공지능 전환(AX) 실증에 나서며, 통합 관제 역량을 물류 현장으로 넓히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플랫폼 '티맵'에서 쌓은 도로·주행 데이터를 AI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다. 제한속도, 주정차 금지, 신규 도로 같은 지도 정보를 AI가 자동으로 추출하고, GPS 트랙 오류와 중복 데이터를 정제해 길 안내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용자 이동 데이터를 분석해 행사장 주변 혼잡을 예측하고 이동 경로와 주차장 분산을 지원하는 '축제 이동 AI 솔루션'도 운영하며 기업·공공 영역으로도 AI 기반 모빌리티 솔루션을 확장 중이다.

반면 오프라인 인프라에서 나오는 데이터로 승부수를 던진 기업들도 있다. 주차 전문 자회사 하이파킹을 보유한 휴맥스모빌리티는 전국 주차장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프라 자동화를 추진 중이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확인해야 했던 차량 입출차, 동선, 체류 시간 등을 AI로 분석해 빈자리를 안내하고 주차 상품 가격을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공간 활용률과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휴맥스모빌리티 관계자는 "클라우드 기반 통합 주차 관제 플랫폼 'MHP'를 통해 800여개 현장의 입출차와 매출을 중앙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AI 기반 여유 공간 분석 시스템을 통해 주차장 빈자리를 98% 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쏘카는 카셰어링으로 쌓아온 실주행 데이터를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쏘카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행 중인 2만5000대 규모의 차량에서 하루 평균 약 110만㎞의 실주행 데이터가 수집된다. 이 데이터는 차량의 속도, 조향, 브레이크, 가속도 등 주행 정보를 포함하며, 자율주행 AI 학습과 서비스 검증에 쓰인다.

지난달에는 크래프톤과 함께 자율주행 법인 '에이펙스 모빌리티'를 설립하고, 자율주행 서비스의 단계적 상용화에 나섰다. 에이펙스 모빌리티는 레벨2 수준의 카셰어링 서비스부터 시작해 향후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반 B2C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모빌리티 기업 간 경쟁의 무게중심이 서비스 자체보다 데이터 활용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서비스는 결국 호출, 주행, 주차, 차량 운영 과정에서 얼마나 정교한 데이터를 쌓고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확보한 데이터를 자율주행, 로봇 관제, 교통 솔루션 같은 실제 서비스에 녹여내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