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화제입니다. 무너진 교육 현장을 되살리겠다며 신설된 '교권보호국'이 불량 학생과 학부모를 이른바 참교육하는 내용인데, 게임 이용자들이 눈길을 끌 만한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한 에피소드에서는 가해 학생이 다른 친구의 계정을 이용해 중고거래 사기, 게임 아이템 구입, 배달 앱 주문 등을 하며 물질·정신적 피해를 줍니다. 이에 교권보호국은 가해 학생의 게임 계정에 몰래 접속해 욕설을 입력하고, 해당 계정은 언어 폭력을 이유로 '300년 접속 정지' 처분을 받습니다. 실제 게임에서도 이런 제재가 가능할까요.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사들은 자체 운영 정책과 이용 제한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제재 대상은 언어 폭력부터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 게임 진행 방해, 허위 사실 유포, 운영자 사칭, 계정 도용 등으로 다양합니다. 게임마다 세부 기준과 제재 기간은 다르지만, 욕설과 비방, 혐오 표현 등 언어폭력은 대부분의 게임사가 공통적으로 제재하는 행위입니다.
'참교육'에 등장하는 게임은 실제 서비스 중인 '이터널 리턴'입니다. 개발사 님블뉴런에 따르면 이터널 리턴에서 언어폭력, 혐오·차별 발언을 할 경우 위반 횟수에 따라 처벌 수위가 높아집니다. 1차 위반 시 14일, 2차 위반 시 30일 이용 제한이 적용되고, 3차 위반 시에는 영구 이용 제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드라마처럼 '300년 정지'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지만, 반복 위반하면 계정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다른 게임사들도 위반 횟수에 따라 제재 수위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넷마블 '뱀피르'는 타인의 원활한 게임 이용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1~4차에 걸쳐 1일, 3일, 7일, 365일 서비스 이용 정지를 적용합니다. 유언비어 유포나 불건전 언어 사용 등은 1일, 3일, 5일, 7일 서비스 이용 정지 대상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게임에서 수백 년 단위의 접속 정지 처분이 내려진 사례는 없을까요. 현재까지 언어폭력을 이유로 수백 년 단위의 장기 제재가 이뤄진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사유로 사실상 영구 정지에 가까운 장기 제재가 내려진 사례는 있습니다. 라이엇게임즈는 2013년 '리그오브레전드' 유명 스트리머 '압도(Apdo)' 정상길에게 대리 게임을 이유로 당시 기준 약 1000년 뒤인 3013년 10월 29일까지 계정 이용 제한을 내렸습니다. 드라마 속 300년 정지는 이 같은 장기 제재 사례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입니다.
같은 게임사 안에서도 게임별 운영정책에 따라 제재 기준은 다릅니다. 넥슨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는 모두 일반적인 욕설·비속어·비방성 채팅에 대해 채팅 이용을 제한합니다. 다만 특정 이용자를 겨냥했거나 표현 수위가 높아지는 경우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메이플스토리는 음해·협박, 인권 침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처럼 다른 이용자에게 직접적인 불편을 주는 경우 7일, 15일, 30일, 60일 게임 이용을 제한합니다. 던전앤파이터는 특정할 수 있는 대상을 향한 모욕이나 욕설, 혐오·차별 표현 등을 '특수' 위반으로 분류해 3일, 10일, 30일, 100일 게임 이용 제한을 적용하고, 5차 이상부터는 영구 제한까지 가능합니다. 특히 유해·혐오 표현이나 실존 미성년자 대상 성적 표현, 명예훼손·모욕 등 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은 즉시 영구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게임마다 독특한 세부 기준도 있습니다. 대다수 게임사가 채팅 금지 등 제재 기간을 일 단위로 정하는 반면, 엔씨 '리니지'는 채팅창 도배에 대해 분 단위 제재를 적용합니다. 1차 위반 시 60분, 2차 위반 시 60~300분, 3차 위반 시 300분 이상 채팅 금지가 적용되는 방식입니다.
라이엇게임즈는 제재 범위를 '해당 계정'과 '동일 명의의 모든 계정'으로 구분합니다. 언어폭력이나 게임 진행 방해 행위는 사안에 따라 해당 계정만 제재될 수도 있고, 동일 명의로 등록된 모든 계정이 함께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 등 일부 경우에 한해 하드웨어 이용제한 조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한편, 게임사들의 제재 기준은 앞으로 더 세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에는 욕설이나 비방처럼 비교적 명확한 언어폭력이 주된 제재 대상이었다면, 최근에는 혐오 표현, 허위 정보 유포,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 게임 진행 방해 등 금지 행위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안에서 발생하는 불건전 행위가 갈수록 다양해지는 만큼 게임사들도 금지 행위 유형을 세분화하고, 행위별 제재 기준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운영정책을 정비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