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미디어 기업 컴캐스트가 NBC유니버설(NBCUniversal)과 스카이(Sky)를 분사해 별도 상장사로 만드는 구조 개편에 나선다. 광대역 통신·무선 사업과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분리해 각각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컴캐스트는 29일(현지시각) NBC유니버설과 유럽 미디어 사업 스카이를 비과세 스핀오프 방식으로 분사해 두 개의 독립 상장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래가 완료되면 컴캐스트 주주는 존속 법인 컴캐스트와 분사 법인 NBC유니버설 주식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컴캐스트는 분사 후 광대역 인터넷·무선통신·엔터테인먼트 플랫폼·기업용 통신서비스 사업에 집중한다. 미국 내 6500만 가구 이상과 기업에 연결되는 네트워크와 광섬유 기반 인프라, 무선 사업, 기업용 서비스 사업을 토대로 사업을 지속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분사되는 NBC유니버설은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운영된다. NBC유니버설에는 유니버설 테마파크, 유니버설 영화·TV 스튜디오, NBC와 텔레문도(Telemundo) 방송망,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 브라보(Bravo)가 포함된다. 유럽 미디어 사업인 스카이도 NBC유니버설 산하 포트폴리오로 들어간다.
경영진도 재편된다. 브라이언 L. 로버츠 컴캐스트 회장 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분사 이후에도 컴캐스트와 NBC유니버설 양쪽 경영에 관여한다. 마이크 캐버너 컴캐스트 공동 CEO는 분사 후 NBC유니버설 CEO를 맡는다. 컴캐스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마이클 안젤라키스는 분사 완료 후 컴캐스트 CEO로 복귀한다. 안젤라키스는 분사 전까지 전략 고문으로 합류한다.
로버츠 회장은 "이번 거래는 더 기업가적인 경영 접근법을 열고 각 사업에 수많은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캐버너 CEO가 새 NBC유니버설을 이끌고, 안젤라키스 전 CFO가 컴캐스트 CEO를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캐버너 CEO도 컴캐스트는 연결성 사업의 리더십을 이어가고, NBC유니버설은 스카이와 함께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경쟁할 규모와 브랜드, 콘텐츠, 재무 자원을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분사는 컴캐스트 이사회 최종 승인, 세무 의견 수령, 규제당국 승인, 자금 조달 절차 완료 등 통상적인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분사 후 NBC유니버설은 컴캐스트와 같은 이중 주식 구조를 갖게 된다. 컴캐스트는 분사 완료 후 최대 1년 동안 NBC유니버설 지분을 최대 19.9% 보유할 수 있으며, 이후 세금 효율적인 방식으로 해당 지분을 현금화할 계획이다.
이번 구조 개편은 통신과 미디어를 결합해 운영해 온 컴캐스트 전략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컴캐스트는 2011년 NBC유니버설을 인수하며 콘텐츠와 배급망을 함께 보유하는 모델을 강화했지만, 최근 미디어 시장은 케이블TV 가입자 감소와 스트리밍 경쟁 심화, 대형 인수합병 확산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분사가 수익성이 높은 광대역·무선 사업과 경쟁 압박을 받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분리하는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다. 또 NBC유니버설이 독립 상장사가 되면 향후 미디어 업계 재편 과정에서 인수합병 대상으로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컴캐스트는 이날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을 열고 거래 구조와 향후 전략을 설명했다. 회사는 양사 모두 투자 등급 수준의 재무 구조를 갖추도록 해 각각의 성장 전략을 추진할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컴캐스트 주가는 분사 발표 직후 장전 거래에서 급등했다. 컴캐스트 주가는 이날 장전 거래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5.32달러(22.98%) 오른 28.49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