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에 자사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에 대한 사용 제한을 걸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메타가 구글이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컴퓨팅 용량을 요구했기 때문인데, 빅테크 기업마저도 AI 인프라 병목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올해 3월 메타에 제미나이 사용 제한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메타의 일부 AI 프로젝트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다른 고객사에도 사용량 제한을 뒀지만, 메타는 제미나이 모델 수요가 워낙 컸기 때문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이런 제한에 대응하고, AI 사용 비용을 절감하고 위해 직원들에게 AI 토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토큰(token)이란 AI 모델이 정보를 처리하고 답변을 생성하는 데 사용하는 기본 단위다.
이는 AI 산업 전반에서 심화하고 있는 인프라 병목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FT는 전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칩,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에 천문학적인 투자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AI 수요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 연산 자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 고객사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글도 추가 컴퓨팅 용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은 이달 초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월 9억2000만달러(약 1조 4100억원) 규모의 컴퓨팅 용량 임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구글 클라우드 매출이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돌파했고, 아직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계약 물량이 전 분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46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 컴퓨팅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고객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었다면 클라우드 매출은 지금보다 높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