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텐센트와 200억위안(약 4조5000억원) 이상 규모의 서버용 D램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빅테크가 자국산 메모리 확보에 나서는 흐름이 지속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CXMT가 텐센트홀딩스에 수년간 서버용 D램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기간은 소식통에 따라 최대 3년 또는 5년으로 전해졌다.
이번 계약에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HBM은 AI 가속기에 필요한 고성능 D램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도하고 있다. CXMT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CXMT는 중국 최대 D램 업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업체가 글로벌 D램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중국을 대표하는 후발 주자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7.67%까지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텐센트의 대규모 장기 계약이 CXMT의 성장세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서비스와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고객사들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속에서 자국산 메모리 조달 비중을 높이는 의미도 있다. 로이터는 CXMT가 중국의 다른 인터넷 기업들과도 비슷한 공급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CXMT는 기업공개(IPO) 투자설명서에서 텐센트·알리바바 클라우드·바이트댄스·레노버·샤오미 등을 주요 고객사로 언급했다. 중국 빅테크가 자국산 서버용 D램 사용을 늘리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향 범용 D램 판매에는 중장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XMT는 생산 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베이징과 안후이성 허페이에 12인치 D램 웨이퍼 공장 3곳을 운영 중이며 월 생산 능력은 약 30만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CXMT가 상하이에 신규 D램 공장 건설을 시작했으며, 증설이 마무리되면 월 생산 능력이 약 60만장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의 기존 시설은 HBM 패키징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XMT는 올해 IPO를 통해 295억위안(약 6조7000억원)을 조달해 웨이퍼 생산 라인 확충과 D램 기술 고도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실적도 빠르게 늘고 있다. CXMT는 투자설명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9.13% 증가한 508억위안(약 1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서버용 D램 수요 증가가 성장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다만 일부 소식통을 인용해 CXMT가 DDR5 D램에서 낮은 수율 문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DDR5는 서버와 PC 등에 쓰이는 최신 범용 D램 규격이다.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의 격차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