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인공지능(AI) 반도체용 3차원(D) 칩 제조 장비 라인업을 공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칩렛, 하이브리드 본딩 등 첨단 패키징 공정에 필요한 평탄화, 증착, 계측 장비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AI 컴퓨팅은 모델 크기와 데이터 처리량이 커지면서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 전력 효율을 동시에 높여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메모리 장벽'(Memory Wall)으로 부른다. 이에 따라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대역폭을 높이는 HBM과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3D 적층 기술 도입이 늘고 있다.
어플라이드는 이번에 첨단 패키징용 화학기계연마(CMP)·전기화학증착(ECD)·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PECVD) 장비를 선보였다. CMP는 웨이퍼 표면을 평탄하게 만드는 공정, ECD는 금속을 전기화학 방식으로 증착하는 공정, PECVD는 플라즈마를 이용해 박막을 형성하는 공정을 말한다.
첨단 패키징용 CMP 장비인 '옵타 쿼드'(Opta Quad)는 연마 중 웨이퍼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공정을 실시간 제어한다. 어플라이드는 이를 통해 웨이퍼 내 균일성과 총두께편차(TTV) 제어 능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표면 평탄도는 하이브리드 본딩 수율에 직접 영향을 준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과 칩, 또는 칩과 웨이퍼를 구리 배선과 절연막까지 직접 접합하는 기술이다.
'노코타 브이맥스 2'(Nokota Vmax 2)는 실리콘관통전극(TSV) 충전과 마이크로범프 형성에 쓰이는 ECD 장비다. TSV는 칩을 수직으로 연결하기 위해 실리콘 기판을 관통해 만든 전극이다. 이 장비는 회로 배치에 따른 도금 편차를 보정하는 적응형 패턴 튜닝(APT) 기술을 적용해 웨이퍼 전반의 구리 도금 균일도를 높였다.
'프로듀서 아빌라 2'(Producer Avila 2)는 HBM 적층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이 휨과 변형을 줄이기 위한 PECVD 장비다. HBM 다이는 고적층을 위해 일반 웨이퍼보다 훨씬 얇게 가공되는데, 이 과정에서 변형이 생기면 본딩 불량과 수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장비는 TSV 주변에 응력 균형을 맞춘 유전막을 증착해 12단, 16단 이상 HBM 적층 안정성을 높이는 데 쓰인다.
전자빔 기반 공정 제어 장비도 추가했다. '베리티셈 7AP'(VeritySEM 7AP)는 HBM과 칩렛 구조에서 두껍거나 휘어진 기판, 서로 다른 재료가 섞인 기판의 미세 구조를 측정하는 장비다. 어플라이드는 기존 광학 장비보다 높은 10나노미터(㎚) 이하 측정 감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셈비전 G7AP'(SEMVision G7AP)는 전자빔 결함 리뷰 장비다. 실리콘, 유기물, 유리 기판에서 결함을 고해상도로 확인하고 자동 분류하는 기능을 갖췄다. 첨단 패키징에서는 작은 파티클이나 접합 결함 하나가 HBM 스택 전체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결함 검출과 분류 정확도가 중요하다.
D램 공정용 에피택시 장비도 강화했다. 업그레이드된 '센츄라 프라임'(Centura Prime) 에피 시스템은 소스·드레인 영역에 실리콘 게르마늄(SiGe)과 실리콘 인(SiP)을 선택적으로 성장시키는 장비다. 어플라이드는 이를 통해 트랜지스터 구동 전류와 효율을 높여 HBM과 차세대 더블데이터레이트(DDR) D램의 대역폭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비 면적은 기존 대비 20% 줄였다.
프라부 라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반도체 제품 그룹 사장은 "첨단 패키징은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며 "3D 적층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공정 전반에서 더 높은 정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