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형 KISA 디지털문서혁신팀장. /KISA 제공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종이 우편에 의존해 온 주요 행정·금융 문서를 모바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문서를 모바일로 보내는 과정에서 송수신 여부와 수신자의 열람 시점, 보관 이력까지 함께 증명해 신뢰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ISA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영역을 중심으로 '2026년 모바일 전자증명 확산사업 10대 과제'를 선정하고 연내 서비스 제공 또는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종이 우편으로 처리해 온 계약·합의·통지 업무를 전자문서법에 근거한 디지털 신뢰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국세 미납 안내문이나 도로교통 위반 과태료 통지서 등은 종이 고지로 전달돼 수신율이 낮고, 발송 비용과 처리 시간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앱 등을 통해 공공기관의 고지서와 안내문을 모바일로 받아볼 수 있는 모바일 전자고지가 도입됐다. 다만 모바일 전자 고지 역시 고지서나 안내문을 빠르게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문서 내용이 중간에 바뀌지 않았는지나 해당 문서가 안전하게 보관됐는지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모바일 전자 증명은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한 서비스로, 발송자가 문서를 작성해 발송을 요청하면 공인전자문서중계자를 거쳐 문서가 전달·보관된다. 수신자는 카카오톡, 네이버, 문자 등 익숙한 모바일 채널에서 알림을 받고, 생체인증이나 본인 인증을 거친 뒤 문서를 열람한다. 이 과정에서 문서가 언제 전달됐고 언제 열람됐는지에 대한 이력이 남는다. 문서 내용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도 공인전자문서센터의 보관 기록을 통해 증명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우체국 내용 증명과 비슷하다. 우체국 내용 증명은 문서의 내용과 발송 사실을 우체국이 공적으로 확인해 주는 종이 기반 우편 서비스다. 다만 우체국 내용증명의 경우 상대방이 실제로 받았는지를 확인하려면 배달증명을 별도로 신청해야 하고, 상대방이 문서를 열어봤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또 우체국 종이 내용증명은 약 8580원이 드는 반면, 모바일 전자증명은 약 1000원 내외로 가격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KISA는 올해 초 국민참여예산을 통해 모바일 전자증명 10대 과제를 선정했다. 선정된 과제는 보험 고객 안내, 부동산 임대차 권리 보호, 난임 시술 동의, 중고거래 분쟁 대응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영역에 걸쳐 있다.

대표 과제로는 국토부동산원의 토지 보상 문서 전환 사업이 있다. 고속도로나 철도 등 국가 교통 인프라 건설 과정에서는 보상계획 통지, 보상금 산정 내역 등 다양한 문서가 오가는데, 기존에는 주소 변경이나 장기 부재 등으로 종이 우편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보상 대상자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들 문서를 모바일 전자증명으로 전환해 보상 통지문을 실시간으로 보내고, 열람 여부를 법적으로 증명하는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KISA는 이를 통해 관련 연간 우편·인쇄 비용이 4억8000만원에서 32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IBK기업은행은 장기 연체 고객에게 보내는 '기한의 이익 상실 예정 통지서'를 모바일 전자증명으로 전환하고, 우정사업본부는 기존 우체국 내용증명과 모바일 전자증명을 함께 발송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다.

전진형 KISA 디지털문서혁신팀장은 "모바일 전자증명은 단순히 편리한 서비스가 아니라 법적 효력을 인정받고 국민이 믿고 쓸 수 있는 서비스"라며 "선정된 10개 과제는 올해 안에 서비스 제공 또는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