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투자 구상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광주광역시 첨단3지구를 새로운 반도체 거점으로 낙점하고 막바지 조율에 들어간 반면, SK하이닉스는 전남 장성과 해외 투자 방안을 놓고 막판 검토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정부와 정치권,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광주 첨단3지구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고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광주·전남 지역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 첨단3지구는 국가 AI 데이터센터와 AI 집적단지 등 인공지능(AI) 인프라와의 연계가 가능하고, 대규모 산업용 부지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췄다. 특히 광주와 전남 장성을 아우르는 생활권과 교통망을 기반으로 향후 추가 증설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광주 첨단3지구를 중심으로 투자 방향이 정리된 상태로 안다"며 "정부와 세부 지원 방안 등을 놓고 막판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아직 최종 투자 지역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전남 장성을 유력 후보지로 검토하면서도 해외 투자 카드 역시 함께 들여다보며 경제성과 고객사 수요, 보조금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은 광주 첨단3지구와 생활권을 공유하는 데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국가 AI 데이터센터 등 연구 인프라와의 연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규모 부지 확보와 향후 증설 여력이 충분한 데다, 전남 지역의 풍부한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 기반과 송전·변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고객 대응과 해외 보조금, 투자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내외 투자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현재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연계한 남부권 반도체 벨트 구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충청권 AI 데이터센터, 영남권 피지컬 AI 등 지역 거점별 대규모 투자 계획이 공개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과 기업들의 중장기 투자 전략이 맞물리면서 지방 첨단산업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현실화할 경우 수도권·충청권 중심의 국내 반도체 산업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