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박스 로고./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엑스박스(Xbox) 콘솔 가격을 또다시 인상합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부품 가격 상승이 직접적인 이유지만, 콘솔 판매 부진과 맞물리며 사업 전반의 수익성 압박에 따른 조치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올해 초 취임한 아샤 샤르마 MS 게이밍 최고경영자(CEO) 체제 아래 MS는 산하 스튜디오 정리와 대규모 감원, 독점작 전략 재검토까지 추진하며 엑스박스 사업 구조를 다시 손보고 있습니다.

2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는 오는 8월 1일부터 전 세계적으로 엑스박스 콘솔 가격을 인상합니다. 미국 기준 저장용량 512기가바이트(GB) 모델의 가격은 100달러(약 15만원), 1테라바이트(TB) 모델은 150달러(약 23만원) 오릅니다. 기존 최고 사양이었던 2TB 모델은 단종될 전망입니다.

MS는 지난해 5월과 10월에도 엑스박스 시리즈 X·S 가격을 올린 바 있습니다. 이번 조치까지 포함하면 엑스박스 콘솔 가격은 1년여 사이 세 차례 인상된 셈입니다. 2020년 출시 당시 500달러였던 엑스박스 시리즈 X 가격은 이번 인상으로 800달러까지 높아집니다.

회사는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부품 가격 상승을 들었습니다. MS는 엑스박스 공식 블로그를 통해 "또 다른 가격 인상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랐으며, 지난 몇 달 동안 공급업체와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며 "하지만 콘솔 저장장치와 메모리 가격이 2.5배 이상 올랐고, 2027년 가을까지 다시 두 배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가 늘면서 콘솔 제조 비용도 함께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번 가격 인상은 단순한 부품값 대응을 넘어 엑스박스 사업의 수익성 압박을 보여주는 조치로도 해석됩니다. 엑스박스 콘솔이 최근 판매 부진에 시달리며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12월 엑스박스 하드웨어 매출은 콘솔 판매량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필 스펜서 전임자의 뒤를 이어 취임한 샤르마 CEO는 엑스박스 사업의 구조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는 지난 10일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직원 대상 이메일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을 제외하면 지난 5년 동안 콘텐츠, 플랫폼, 하드웨어 보조금에 대한 지속적 투자로 200억달러(약 30조6000억원) 이상을 썼지만, 그 기간 연매출은 거의 5억달러(약 8000억원) 줄었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은 계속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엑스박스 부문은 다음 달 대규모 인력 감원과 함께 마케팅 등 일부 사업 예산도 대폭 줄일 계획입니다. 산하 스튜디오들도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컴펄션게임즈, 더블파인, 닌자시어리 등 일부 엑스박스 스튜디오가 폐쇄를 피하기 위해 MS와 분사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스튜디오들은 평단의 호평을 받은 게임을 개발했지만, 상업적 흥행 성과는 아쉽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비용 절감과 동시에 콘솔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엑스박스는 그동안 자사 게임을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 스위치에도 출시하며 멀티플랫폼 전략을 확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새 경영진은 일부 핵심 신작을 다시 엑스박스 독점작으로 묶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MS는 '기어스 오브 워: E-Day'와 '클락워크 레볼루션'을 플레이스테이션(PS)과 스위치로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독점작 강화는 엑스박스 콘솔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반대로 PS와 스위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 매출 기회를 놓치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도 "독점 출시 정책으로의 복귀는 열렬한 엑스박스 팬들을 열광시키고 브랜드 전망을 개선할 수 있지만, 상당한 수익 손실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