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 6종에 판호(게임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하면서 K-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의 판호 발급이 활발해지고 있고, 중국에서 현지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게임사들도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26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에 따르면 이 기관은 올해 들어 한국 게임 6종에 대한 외자판호를 발급했다. 판호란 중국이 자국에 출시되는 게임에 발급하는 일종의 서비스 인허가권이다. 올해 1월에는 액토즈소프트의 '라테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채홍도:애리스지경'이 발급됐고, 2월과 3월에는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샤이야' IP를 바탕으로 한 '샤이야:광여암'과 '샤이야:분쟁'에 각각 판호가 발급됐다.
4월에는 넥슨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의 '아크레이더스'와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IP 기반 신작이 판호를 받았다. 이들은 각각 '호광렵인'과 '선경전설: 제신전장'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내 출시된다. 5월에는 웹젠의 '뮤(MU)' IP를 활용한 '기적: 신기원'이 판호를 받으며 올 들어 총 6종 판호가 발급됐다.
국내 게임사들은 직접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보다 텐센트 등 현지 개발·운영사에 게임 IP를 제공해 개발과 서비스를 맡기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파트너를 통해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직접 서비스에 따른 비용과 마케팅 부담은 줄이면서 로열티 수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 판호 발급 이후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게임들은 성과를 내고 있다. 엔씨는 지난 24일 대표 MMORPG '리니지2M'을 '천당2: 맹약'으로 중국 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지난해 10월 판호를 발급 받은 후 텐센트가 현지 퍼블리싱을 맡았다. 이 게임은 출시하자마자 중국 현지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텐센트는 당초 12개 서버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용자가 몰리면서 서버를 추가 증설해 현재는 총 36개 서버가 운영 중이다.
스마일게이트도 지난달 중국에 정식 출시한 서브컬처 게임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가 출시 직후 중국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 게임은 지난해 8월 외자 판호를 발급받은 뒤 텐센트가 현지 퍼블리싱을 맡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흥행을 이어가며 지난 17일 기준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8위에 오르기도 했다.
넥슨은 자회사 민트로켓이 개발한 '데이브 더 다이버' 모바일 버전은 지난 2월 중국 출시 이후 모바일 유료게임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출시 11일 만에 판매량 50만장을 돌파했으며, 올해 중국에서 출시된 유료 게임 가운데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현지 퍼블리셔 XD의 출시작 가운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판매 기록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만큼 국내 게임사들의 판호 발급과 현지 흥행은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중국 게임산업 연례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68% 성장한 3507억8900만위안(약 73조원),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1.35% 증가한 6억8300만명에 육박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 게임 수출국 1위는 중국(29.7%)이 차지했다. 전년 대비 4.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그 뒤를 동남아(20.6%), 북미(19.5%), 일본(8.3%) 등이 이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시장 규모가 큰 만큼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며 "올해 신규 판호 발급도 이어지고 있어 내년까지 중국 출시가 확대되면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매출 비중과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