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홀딩스가 내년 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미국예탁증서(ADR)를 발행한다. 전날 미국 증시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힌 SK하이닉스에 이어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이 세계 최대 자본시장인 미국 투자자 확보 경쟁에 본격 나서는 모습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가와무라 요시히코 키옥시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음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년 4~6월을 목표로 ADR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과 직접 연결되는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ADR은 해외 기업이 미국 증시에 직접 상장하지 않고도 미국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권이다.
가와무라 CFO는 "미국 시장과 연결되면 주가 안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미국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키옥시아는 개인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주식 액면분할도 추진한다. 현재 주가가 10만엔 안팎까지 상승하면서 일본 증시의 100주 거래 단위를 기준으로 최소 투자금액이 1000만엔을 웃돌자 투자 문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키옥시아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부상했다. 이날 장중 주가는 최대 15% 급등했으며 올해 들어 상승률은 약 80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키옥시아의 ADR 발행 추진을 AI 투자 열풍에 따른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미국 자본시장 공략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SK하이닉스와 더불어 메모리 기업들이 미국 기관투자가 기반을 확대하고 자금 조달 창구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메모리 산업의 성장성이 재평가되면서 투자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전날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함께 강한 AI 수요를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전반으로 투자 기대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키옥시아는 낸드플래시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낸드는 HBM처럼 AI 연산을 직접 수행하지는 않지만 AI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저장해야 할 데이터량이 급증하면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HBM 공급 부족이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낸드 시장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타 히로오 키옥시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과 장기 공급계약이 늘고 있다"며 "에이전트형 AI와 피지컬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