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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애플과 인텔의 반도체 협력 합의를 공개했습니다. 공개 직후 인텔 주가는 10% 이상 급등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타당한 조치입니다. 애플은 반도체 생산 능력이 절실하고,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을 재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제조한 애플의 첨단 칩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애플이 미국 내에서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기 위해 인텔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자체 설계 칩 생산 일부를 인텔에 맡기는 방안을 두고 초기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은 그동안 막대한 영향력을 활용해 공급망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 기기 판매 수익을 극대화해왔습니다. 계약 조항에 따라 매주 가격 협상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이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구매를 거부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왔죠.

현재 애플은 TSMC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TSMC는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칩 수요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주문이 폭증하면서 TSMC는 애플 같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이 줄어들었습니다. 엔비디아의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TSMC의 최대 고객이 애플에서 엔비디아로 바뀌기도 했죠. 올해 초 WSJ는 반도체 공급망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일부 저가형 프로세서를 TSMC가 아닌 다른 업체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의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애플이 TSMC 등 해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에 맡기던 일부 칩 생산을 인텔의 미국 생산시설로 이전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당 발표가 현실화되면 인텔은 대규모 고객을 확보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생산 일정과 인텔의 경쟁력이 입증돼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생산 파트너를 바꾸거나 새로운 공정으로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기로 유명합니다. 반도체 연구 회사 퓨처 호라이즌스의 말콤 펜 CEO는 최상의 시나리오라도 첫 칩 생산까지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복잡한 시스템온칩(SoC)을 설계하는 데 최대 2년이 걸리고, 이후 생산량 증대를 위해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죠. 펜 CEO는 "인텔이 애플의 위탁 제조업체로서 기존에 실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엄청난 모험이자 막대한 상업적, 재정적 위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번 동맹을 '속도위반 결혼'에 비유했습니다.

애플이 어떤 인텔 제조 공정을 선택할지도 관심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이 인텔의 차세대 14A 공정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공정은 2028년이나 2029년이 되어야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애플이 최첨단 기술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시해 인텔이 최근 출시한 18A-P 공정이나 기존의 검증된 공정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신중한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애플은 플래그십(최상위) 제품인 아이폰 프로세서를 인텔에 맡기기 전 2027년 말이나 2028년 초 중요도가 낮은 제품에 먼저 인텔 프로세서를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맥북 에어나 아이패드 프로와 같은 보급형 제품에 먼저 도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텔에게 있어 궁극적인 시험대는 수율에 대한 애플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는 것입니다. 인텔은 과거 생산 지연과 품질 관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애플은 TSMC의 거의 완벽한 생산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완벽한 파트너십을 예상하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야심찬 미국 반도체 연합이 진정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텔이 아직 입증해야 할 것이 많다고 합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츠의 기술 연구 책임자인 폴 믹스는 "투자자들은 인텔이 (합의를) 완벽히 실행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데, 인텔은 약 20년 동안 완벽한 결과를 보여준 적이 없다"며 "인텔이 최신 제조 공정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완벽한 결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과 애플의 동맹은 미국이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역량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가장 좋은 기술만으로 수주하는 시대에서 어느 나라에서 생산하느냐도 중요한 고려요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