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워치로 수집한 생체 데이터를 신약 개발 임상시험에 활용한다.

갤럭시 워치 차세대 헬스 기능./삼성전자

제약·바이오 업계가 병원 방문 중심 임상시험에서 벗어나 일상생활 데이터를 활용하는 분산형 임상시험(DCT)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웨어러블 기기를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 경쟁도 의료 연구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24일 삼성전자는 독일 디지털 임상시험 전문기업 알체디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갤럭시 워치 생체 데이터를 신약 개발 임상시험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알체디스는 1992년 설립된 독일 디지털 임상 전문기업이다. 종양, 심혈관, 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30년 이상 임상시험을 수행해 왔으며 현재 글로벌 헬스케어 인공지능(AI) 기업 휴마 그룹 산하에 있다.

양사는 갤럭시 워치가 측정한 심박수와 활동량, 수면 정보 등 생체 데이터를 활용해 신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임상 지표 개발에 협력한다.

데이터 수집과 참여자 모니터링, 임상시험 운영, 규제 대응 등 연구 전 과정에서도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임상시험은 병원에서 제한적으로 수집하던 데이터를 환자의 일상생활 속에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환자 방문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장기간 연속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임상시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기기에서 생성된 건강 데이터를 의료 서비스와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Connected Care) 생태계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내 500여개 병원 네트워크와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 젤스를 인수했다.

이를 기반으로 갤럭시 기기에서 수집한 건강 데이터를 병원 전자의무기록(EHR) 시스템과 연계해 예방 중심의 맞춤형 진료 환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의료기관과의 공동 연구도 확대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과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복용 환자의 근손실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스탠퍼드대와는 수면무호흡 감지 기술을 연구 중이다.

중앙대광명병원과는 미주신경성 실신 예측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분산형 임상시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BCC리서치는 글로벌 DCT 시장 규모가 2024년 88억달러(약 13조5230억원)에서 2030년 188억달러(약 28조890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5~2030년 연평균 성장률은 13.7%다.

시장 확대에는 제도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4년 9월 원격 임상시험 운영 가이드라인을 확정하며 웨어러블 기기와 원격 모니터링 기술 활용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은 병원 중심 임상시험에서 벗어나 환자의 일상생활 속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알체디스의 모회사인 휴마 역시 원격 환자 모니터링과 디지털 임상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DCT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종민 삼성전자 MX사업부 헬스개발그룹 상무는 "임상 연구는 기술과 과학적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파트너가 협력해 인간의 건강을 더 깊이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그동안 삼성 헬스 SDK 등 다양한 개발 도구를 통해 연구자들을 지원해 왔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일상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신약 개발 연구와 환자를 위한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노 헤르틀라인 알체디스 대표는 "임상 연구의 미래는 전통적인 임상 환경을 넘어 일상에서 생성되는 의미 있는 건강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양사의 역량과 확장성 있는 인프라를 결합해 연구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 중심 헬스케어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