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국 대표팀 경기가 열린 날마다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가 평소의 3배 가까운 250만명을 돌파하고 있다. 반면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한 숲(SOOP)은 화면 없이 해설하는 '입중계' 콘텐츠로 방어에 나섰다. 현재까지 치지직이 주요 지표에서 판정승을 거둔 모양새지만, 월드컵 기간 유입된 이용자를 얼마나 잔류시키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경기가 열린 지난 12일 치지직 앱의 DAU는 252만6924명을 기록했다. 축구 경기가 없었던 직전 주 같은 요일인 5일(90만1229명)과 비교해 약 2.8배 급증한 수치다. 이어 멕시코전이 치러진 19일에도 252만8896명의 DAU를 유지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PC와 모바일을 합산한 네이버 자체 집계에서도 중계 효과는 뚜렷하다. 체코전의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482만5000명, 멕시코전은 478만명에 달했다. 두 경기 모두 평일 오전 시간대에 중계됐음에도 480만명 안팎의 시청자를 모은 만큼, 조별 리그 통과 분수령이 될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차전에서는 5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치지직이 이 같은 월드컵 특수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뉴미디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동·하계 올림픽과 FIFA 월드컵의 한국 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중앙그룹과 계약을 맺고, 2032년까지 월드컵과 올림픽의 국내 뉴미디어 중계권을 확보했다.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은 치지직과 SOOP, 유튜브가 주요 축을 이루고 있지만, 스포츠 생중계 영역에서는 치지직과 SOOP이 주로 경쟁해왔다. SOOP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2024년 파리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한 바 있고, 치지직은 올해 동계 올림픽과 북중미 월드컵 중계를 맡으며 스포츠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시청 창구가 치지직으로 집중되면서 신규 이용자 유입도 크게 늘었다. 치지직 앱의 일일 신규 설치 건수는 월드컵 직전인 지난 5일 4316건에 그쳤지만, 한국 대표팀 첫 경기가 열린 12일에는 52만775건으로 뛰었다. 직전 주 같은 요일과 비교하면 120배가 넘는 수준이다.

반면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한 SOOP의 월드컵 특수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SOOP은 감스트 등 주요 인기 스트리머의 입중계와 응원 방송을 중심으로 이용자 유입을 노리고 있다. 시청자들이 공식 중계 화면을 따로 켜둔 채, SOOP 플랫폼에서는 소통과 응원 분위기를 즐기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전략으로 SOOP 앱의 DAU는 지난 5일 82만1820명에서 12일 101만6120명으로 23.6%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DAU가 250만명까지 늘어난 치지직과 비교하면 두 플랫폼 간 격차는 뚜렷하게 벌어졌다.

대형 스포츠 대회 기간의 우위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기간 종료 이후 빠르게 이용자가 이탈하는 반짝 특수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뉴미디어 중계권을 확보한 SOOP은 대회 기간인 11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271만2240명으로 직전 달(약 243만명) 대비 11.6% 증가했다. 그러나 월드컵이 끝난 직후인 2023년 1월 MAU는 239만2740명으로 감소하며 월드컵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치지직 역시 올해 초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중계 당시 비슷한 흐름을 경험했다. 올림픽이 열린 지난 2월 치지직의 MAU는 354만8705명으로 전월(약 318만명)보다 11.3% 늘었지만, 대회가 끝난 3월에는 306만명대로 감소했다.

막대한 중계권료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뉴미디어 중계권료는 최소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고와 이용자 후원만으로는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카타르 월드컵과 파리 올림픽 중계를 주도했던 SOOP이 이번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경쟁에서 발을 뺀 것도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광고 수입과 중계권료 규모는 계약 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요소"라며 "중계권 투자가 장기적인 플랫폼 성장 전략과 어떻게 연결될지에 대한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