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를 새 최대 주주로 맞이한 카카오게임즈를 두고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 확대와 인수·합병(M&A)을 통한 반등 가능성에 기대감이 실리는 반면, 라인야후·라인게임즈와의 협업 성과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최대 주주 변경을 마무리하고 새 경영 체제 구축에 들어갔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9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주식 매매 계약 이행에 따라 최대 주주가 엘트리플에이(LAAA)인베스트먼트 유한회사(33.43%)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기존 최대 주주였던 카카오의 지분율은 14.68%로 낮아졌다.
이번 지배 구조 개편의 핵심인 LAAA인베스트먼트의 최대 주주는 페트리코제6호사모투자합자회사이며, 이 회사의 최대 출자자는 라인(LINE) 운영사인 일본 LY주식회사(라인야후)다. 라인야후 측은 아울러 LAAA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카카오게임즈의 24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6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참여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거래를 통해 총 3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라인야후 체제에서 과거 국내에서 거둔 '카카오톡 성공 방정식'을 해외에서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을 활용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장했고, 이후 대형 퍼블리셔로 자리 잡았다. 라인 플랫폼이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두터운 이용자층을 확보한 만큼, 이를 활용해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권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주주총회 직후 "동남아 시장에서 지배력이 높은 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과거와 유사한 형태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되며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지난 22일 전 거래일보다 13.96% 급등했다.
그러나 지배 구조 개편만으로 단기 실적 반등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환경이 과거 국내 시장과 다르고, 현지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라인 플랫폼을 통해 초기 이용자 유입은 유도할 수 있지만, 장기 흥행 여부는 결국 게임 완성도와 현지화 역량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라인게임즈가 최근 게임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도 협업 효과를 둘러싼 의구심을 키운다. 업계 관계자는 "라인게임즈 자체도 게임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양사 간 협업이 단기간에 시너지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335억원, 영업손실 154억원을 기록했다. 자본 총계도 2023년 -1376억원, 2024년 -1776억원, 2025년 -2139억원으로 3년 연속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카카오게임즈의 2025년 연결 매출 465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도 약 7% 수준에 그친다.
결국 새 체제의 성패는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비핵심 사업 정리와 재무 구조 개선을 마무리하고, 전략적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국내외 유망 개발사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김태환 신임 대표의 역할이 주목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2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태환 라인게임즈 부사장과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 대표는 넥슨코리아 전략기획실장과 부사장, 넥슨재팬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 라인게임즈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을 지내며 국내외 인수·합병과 전략적 투자를 이끌어 온 것으로 평가된다. 넥슨 재직 당시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 인수 실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동남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지역이 기존에는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서 매력도가 낮았지만, 라인 플랫폼이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시장 공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달된 약 3000억원은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활용될 예정이며, 유망 개발사 M&A 등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