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로고./뉴스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3개월 새 2배 가까이 급등한 가운데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과 최대 수요처인 빅테크 기업의 달라진 거래 방식이 영업이익 전망을 더 어렵게 한다는 설명이다. 극심한 메모리 부족으로 빅테크는 높아진 가격대에 프리미엄, 선수금을 비롯해 장기공급계약(LTA) 등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메모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가 매월 상향 조정되는 가장 큰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지표가 실제 시장 거래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올 2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이 전분기 대비 58~63%, 낸드플래시는 70~75%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거래가는 이보다 더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전망치 지속 상향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 추정치인 47조8500억원에서 87조1500억원으로 급등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55조5200억원에서 104조3100억원으로 상향됐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개월 전 45조1600억원에서 75조8900억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패턴은 올 1분기에도 반복됐다. 증권가는 지난 1분기 내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정치를 연달아 상향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실제 실적은 컨센서스를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매출 51조9346억원, 영업이익 36조3955억원)를 모두 웃돌았다. 삼성전자 역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756% 증가라는 성적표를 내놨다.

올 2분기에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을 시장 컨센서스(84조원)를 크게 웃도는 100조원으로 전망했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률이 전분기 대비 각각 55%, 72%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에 기초한 수치다.

◇ 공급자 우위 시장, 선수금에 프리미엄까지 지급

삼성전자의 12나노급 16Gb(기가비트) DDR5 D램./삼성전자 제공

메모리 반도체 평균거래가격에 대한 투자은행, 시장조사업체들의 지표가 계속 달라지는 것도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UBS는 서버용 DDR5 D램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당초 37%에서 60%로 뒤늦게 상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거래 구조가 시장 가격뿐만 아니라 선수금, 프리미엄 등 공급사에 추가적인 이익을 부여하기 때문에 단순히 거래가격만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수익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구글·메타 등 빅테크가 높아진 원가를 수용하고 선수금까지 제시하며 물량 확보에 나서는 등 수요자가 가격 결정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일반화됐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구글, 아마존, MS 등 빅테크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진행 중이거나 이미 체결한 장기공급계약도 변수다. 해당 계약의 경우 시장 가격과 별도로 비공개로 체결되는 공급 계약이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은 "메모리 업체들이 주요 고객사와 물량·가격·선급금 조건 측면에서 유리한 LTA를 논의 중"이라며 "계약이 성사돼 메모리 산업의 새로운 사업 모델로 자리 잡는다면 메모리 업체의 높은 수익성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